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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공공성에 대한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 2010년 10월 22일 21시 55분 ]
공공의료기관을 포함 공공병원과 관련한 심포지엄에 참석해보면 항상 나오는 질문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도대체 공공의료기관의 정의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공공의료기관은 ‘국가가 세워 운영하는 병원’이라는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모든 의료기관을 요양기관으로 당연지정, 의료공급을 단일한 틀로 강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공립의료기관과 민간기관을 분리, 역할을 규정하는 것이 과연 의미있는 일인가?
대한병원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공립병원은 134개, 4만 1854병상을 공급하고 있다. 병원수 기준 전체 6.7%, 병상 기준 12.1%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리나라의 개념대로라면 한국은 공공의료 서비스 낙후국임이 틀림없다.
보건복지부 공공의료정책과 손영래 과장은 최근 한 심포지엄에서 “외국 학자들에게 ‘공공의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면 십 중 팔구 무슨 개념인지 모른다”면서 “공공의료를 한정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며 한국적 의미의 공공의료가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한국의 공공병원은 만성적자기관, 낙후된 시설과 의료서비스, 돈 없는 저소득 계층들이 찾는 봉사적 성격의 국가기관으로 인식돼 왔다.
최근 국립중앙의료원이 이 공공의료를 포기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연일 국립중앙의료원의 행려환자 진료기피 관련 공문을 문제 삼으며 공공의료 강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행려환자 이송자제, 미수금을 우려한 제한적 진료 요청, 비급여 항목 진료 자제. 공개된 국립중앙의료원 공문 3건을 살펴보니 핵심은 ‘돈’이었다.
공공의료기관의 만성적자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중 29개 의료기관이 적자 상태에 있고 그 규모는 3000억원에 이른다.
최근 기자가 만나본 지방의료원 A 원장은 "공공의료기관의 진료비가 싼 이유는 불필요한 검사를 하지 않고 핵심적인 검사만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 원장은 "국가 보조금을 받는 기관으로서 소득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렇게 해서 발생한 적자 문제는 모두가 손가락질하기에 여념 없다면서 억울한 면이 많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높여 재정자립도를 유지하려고 하면 국회, 노조에서 난리고 공공성을 강조하면 재정적 난관에 직면한다”면서 “외국도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겪는지 궁금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유가 어떻든 공공의료기관이 행려환자를 기피하고, 제한진료를 지시한 일은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과연 행려환자, 저소득층 환자 진료는 공공기관에서만 맡아야 할까. 왜 민간병원에서는 이들을 위한 진료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는가? 민간병원도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공익적 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부가 그에 상응하는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마땅하다. 다행히 공공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공공의료 참여 민간기관을 지원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고 있다.
충분한 예산 지원을 약속한 정부의 계획이 어느정도 효과를 볼지 미지수지만 일단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지난 7월 열린 한국 의료ㆍ재단연합회 정책세미나에서 병원 관계자들은 “공공의료 확대ㆍ지원 범주에 민간기관이 속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거꾸로 보면 정부에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정부의 지원은 탐나지만 그에따른 규제가 무서워 공공의료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관계자들의 말에 입맛이 씁쓸해짐을 느꼈다.
행려환자 기피문제, 저소득층 제한진료 논란이 일부 국공립기관의 문제인지, 공정사회를 추구하는 정부와 글로벌화를 외치는 의료계가 한번쯤 철저히 점검해볼 때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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