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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율 91%" 소아간이식 받고 훌쩍 큰 아이들
[ 2010년 10월 25일 22시 11분 ]
“여기가 소아간이식 행사장 맞습니까? 처음에 잘못 들어온 줄 알았어요. 제가 수술한 사람은 소아인데 다들 어른이 돼서….”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승규 센터장의 한마디에 아직 링거를 꼽고 있는 이식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할 것 없이 웃음이 터졌다.

25일 병원 6층 전시실. 간단한 다과가 곁들여진 소아간이식 200례 기념식은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모처럼 해후한 이들이 모인 친목회와 같이 진행됐다.[사진]

행사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이는 단연 이지원 양(17)이었다. 지난 1994년 국내 최초로 소아생체 간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그는 이날 교복을 입고 어엿한 숙녀가 돼 병원을 찾았다.

이양의 어머니는 “갓난아기 때 담도폐쇄증이라는 생소한 병명을 진단받고 앞이 캄캄했다. 이식 얘기를 들으면서도 와 닿지 않았다”며 이식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처음 간이식을 받고 걱정이 많이 됐다”면서 “아이가 잘 크면서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마다 받는 감동이 말할 수 없다. 가만히 자는 모습에도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나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태어난지 갓 9개월이 지난 이양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간이식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이승규 교수였다. 그런 그도 소아생체 간이식에 처음 도전할 때는 두려움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이승규 교수는 “항상 처음이 기억에 남는다. 잘해보겠다는 마음이 컸지만 경험이 없어 불안한 생각도 들었다”며 “수술을 마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지원이의 상태를 확인하느라 방에 드나들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렇게 어엿한 처녀가 된 모습을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소아간이식 분야에서 의료계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남다른 행보를 보여 왔다.

199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생체 간이식을 시행한 소아간이식팀은 뒤이어 혈액형(ABO) 부적합생체 간이식과 간-심장 소아 동시이식에도 도전,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공개된 경과보고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소아간이식의 최근 10년 생존율은 수술직후 96.7%, 1년 95.2%, 5년 92.8%, 10년 91.3%로 꾸준히 90%를 웃도는 수준이다.

유한욱 소아청소년병원장은 “간이식팀과 소아간이식팀, 소아청소년과의 원활한 협진이 수술 경과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성인간이식도 고난이도 수술로 꼽히는데 소아간이식을 이토록 성공적으로 이끈 것은 의사로서도 보람이 큰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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