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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쌍벌제' 질문에 외국 석학들 '부정적'
[ 2010년 10월 31일 21시 34분 ]
"원가 보전도 되지 않는 의료시장에서 어느 날 갑자기 정부가 리베이트를 법으로 다스리겠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학술대회 참석 차 한국을 찾은 미국, 싱가포르, 일본 석학들에게 다소 민감한 질문이 던져졌다. 저수가에 신음하는 의사들의 일부 리베이트 관행을 강압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 고윤석 회장(울산의대)은 30일 서울아산병원 아산교육연구관에서 열린 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쌍벌제에 대한 의미심장한 물음을 던졌다.[사진]

답변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었다. 매튜 위니어(Matthew K. Wynia) 시카고대학 교수는 "수가 문제가 걸려 있다면 법으로 리베이트를 규제한다고 해도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재클린 친(Jacqueline Chin) 싱가포르대학 교수는 "의사와 제약사 영업직원 양자를 처벌한다고 공표해도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며 의문을 표시했다.

처방을 둘러싼 불법적 관행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생존권이 달려 있는 문제를 급하게 추진하다보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해상충과 의료윤리'를 주제로 개최된 이날 행사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의료윤리 전문가들은 의료계와 제약산업이 공유해야 할 일정한 윤리의식과 틀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사협회(AMA) 윤리위원을 맡고 있는 위니어 교수는 "미국에도 stark law라는 쌍벌제와 유사한 법이 시행되고 있는데, 처음에는 의사단체의 반대가 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10년에 걸쳐 법을 개정하면서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시행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키이치로 츠타니(Kiichiro Tsutani) 동경대 약학과 교수는 "지금 한국은 일본의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일본의 경우 제약 프로모션 담당자를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강화해 의료현장에 보내는 시스템을 정착시킨 이후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친 교수는 "인터넷 발달 등으로 의사와 환자 관계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동등해졌다"면서 "의사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환자에게도 이로운 만큼 윤리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의료계 내부의 자정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인과 제약회사의 관계윤리를 다룬 상반기 학술대회에 이어 해외연자들을 초청, 쌍벌제를 화두로 삼은 고윤석 회장은 단계적 접근 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 회장은 "리베이트 규제가 장차 나아갈 방향임은 맞지만 보다 점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와 유관단체가 타협점을 하나하나 찾아나갈 수 있게 긴 시간을 두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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