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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증진병원에 민간병원 참여 가능할까
[ 2010년 11월 01일 21시 46분 ]
서울의료원을 비롯해 공공의료기관들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WHO 건강증진병원(Health Promoting Hospital) 가입과 네트워크 구성에 민간병원의 참여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월1일 서울의료원(원장 유병욱)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내외 건강증진병원 현황 및 전망’ 국제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건강증진병원의 필요성과 함께 한국에서의 건강증진병원 역할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WHO 협력센터 한네 토네센(Hanne Tønnesen) 이사는 기조연설을 통해“수술 전 환자들에게 금주, 금연을 8주 이상 시행하고 수술을 진행한 결과 사후 합병증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환자들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서라도 근거에 기반한 건강증진병원 시행 및 네트워크 구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연자로 나선 국립중앙의료원 문정주 공공보건의료센터장은 “현재 우리나라 병원들은 첨단의료를 중심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면서 “한나 토네센 박사의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앞으로는 수술실, 기계에 투자하는 돈보다 환자들을 위해, 환자의 건강을 위해 사용하는 비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정주 센터장은 “대학병원과 지역 의료기관들도 참여할 수 있는 건강증진병원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첨단의료, 치료 중심 병원 운영에서 환자들의 근본적인 건강을 증진시키고 만족도를 향상하는 방향으로 진료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21개 병원이 WHO 건강증진병원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40개국가 802곳의 병원이 건강증진병원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토론자로 나선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는 "민간병원들의 건강증진병원 참여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준 교수는 “WHO가 추진하는 근거중심 건강증진병원 추진에는 필수적으로 자원이 투입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제도적, 정책적 지원도 전혀 없는 상황에서 건강증진병원을 민간의료기관으로 확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윤 교수는 “건강증진병원 취지는 좋지만 민간병원이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가, 인센티브 등의 제도를 먼저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강증진병원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제도적으로 시스템이 구축돼지 않은 상황에서 도입하면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게 윤 교수 진단이다.

이어 토론에 나선 영남의대 예방의학교실 황태윤 교수도 “민간병원에서 건강증진 사업을 시행할 경우 필이 수요자의 비용이 발생한 것이며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한 평가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건강증진병원은 공공의료기관이 성공적인 모델을 만든 후 그 모델에 따라 민간병원이 참여하는 순서가 옳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부 건강관리서비스업법과 건강증진병원 역할 규명 필요”

컨퍼런스에 참석한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 김영찬 원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관리서비스업법과 건강증진병원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영찬 원장은 “바우쳐 제도 등을 앞세워 정부가 시행하고자 하는 건강관리서비스업에 따라 다수의 건강관리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병원들이 환자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나서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토론자로 나선 윤석준 교수는 “정부는 건강관리서비스업 대상을 질환 전 단계인 ‘주의군’을 중심으로 한다고 했는데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환자중심 병원은 그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상당한 혼선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문정주 센터장은 “건강관리서비스업은 건강 주의군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지만 건강증진병원은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므로 관리의 대상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 센터장은 “건강증진병원 역할은 질병에 걸린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를 높이고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환자에 초점을 둔 건강증진병원 확대 추진은 건강관리서비스업과는 별개의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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