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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간호사 '수난사' 살펴보니
[ 2010년 11월 02일 21시 55분 ]
“슈퍼마켓에서라면 범죄 행위로 인식될 폭행이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업무의 일부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폭력을 휘두르는 환자에 대해 간호사가 문제를 제기해도 관리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죠.”

병원이라는 장소의 특수성으로 보건의료 노동자는 침묵을 강요당하는 일이 많다.

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가해자는 주로 환자이고 직접 간호를 하는 직원이 피해자가 된다. 언급된 사례는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이다.

미국 MIT 로웰대학 지역사회보건과 슬래틴 교수(Craig Slatin)는 2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공동주최한 국제 워크숍에서 병원노동자의 직업상 안전보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양한 문제점을 고찰했다.[사진]

슬래틴 교수는 “간호사에게 근로환경은 떨어지지 않으려면 빨리빨리 일해야 하는 회전목마와 같다”며 “빠른 속도와 잔업, 잠재적으로 위험한 환자에 대한 두려움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간호사가 즉각적으로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감염과 재해에 취약해진다”고 말했다.

병원 현장에서 간호사들은 바늘 찔림, 환자 체액으로부터의 HIV 감염, 근골격계 질환과 같은 업무관련 재해는 물론 신체 및 정신건강에 잠재적인 위해를 입고 있다.

여기에 폭행 사건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슬래틴 교수는 “정신병자가 간호사를 인질로 잡고 무기로 주변 사람들을 위협한 일이 있었는데, 상황이 종료되자 관리자가 말하기를 다시 그 환자에게 가서 간호하라고 하더라”며 “간호사들이 겪는 트라우마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없다”고 개탄했다.

연구에 따르면 근로자 폭행에 대해서도 경영진은 계급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안됐다. 가령 폭행 피해자가 의사일 경우 간호사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그는 “병원 간호사들은 환자 폭력에 대해 본인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하지만 대처 반응을 확실히 인식 시킬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한국 A병원에서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 3명이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사건이 일어났으나 형사상 폭행죄로 고소를 취하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보건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미국은 병원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과 감정노동 문제에 대해 한국보다 발 빠르게 실태조사에 나서는 등 대응해왔다”면서 “우리나라도 병원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할 때 환자들도 더욱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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