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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진짜 어미와 대한병원협회 회장
[ 2010년 11월 05일 21시 40분 ]
프랑스 근대 회화의 시조라고 일컬어지는 니콜라 푸생. 1649년 그가 그린 ‘솔로몬의 재판’에는 높은 옥좌에 앉아 있는 솔로몬과 그 아래 양쪽에서 한 아이의 엄마임을 주장하는 두 창녀가 등장한다.

두 여인의 사연을 들은 솔로몬의 입에서 드디어 추상같은 판결명령이 떨어진다.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쪽은 이 여자에게, 다른 반쪽은 저 여자에게 주어라!”

“아, 아닙니다. 왕이시여. 아이를 그냥 저 여인에게 주소서” “좋습니다. 왕이시여. 공평하게 둘로 나누어 주소서”

특유의 지혜를 통해 진짜 어미를 가린 솔로몬의 명판결. 마치 연극 무대의 한 장면을 보듯 푸생은 그렇게 솔로몬의 재판을 그려냈다.

지난 5일 열린 대한병원협회 임시총회를 지켜보며 문득 이 그림이 연상된 이유는 무엇일까?

병원협회는 이날 ‘연임불가’ 원칙을 적용한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의 회장 교차안을 만장일치로 통과 시켰다. 간단히 얘기하면 정확히 2년씩 회장을 나눠 한다는 얘기다.

대학병원 한 번, 중소병원 한 번, 사이좋게 회장직을 나눠하자는 줄반장식 임원선출 개선안에 병원협회 어느 임원도 이견을 달지 않았다.

비록 병원협회의 탄생배경이 병원 간의 친목도모를 위함이었다고 하지만 50년이 넘은 현재 협회의 위상은 크게 달라져 있다.

친목이 아닌 위기에 처한 회원들의 생존권을 사수해 줘야하는 이익단체, 나아가 불합리한 정책에 맞서 싸워야 하는 정책단체로의 역할과 기대가 크다.

때문에 그 중차대한 협회를 이끌 수장은 전문성과 분석력, 추진력 등 철저히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어야 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능력’이 아닌 정치적 논리로 회장을 선출하려는 두 직역의 이해타산이 여실히 드러난 결과였다.

이들의 주장대로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의 정책 노선이 확연히 달라 회장직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면 병원협회를 반으로 나눠 가지면 될 일이다.

만약 솔로몬이 이들에게 ‘병원협회를 두 동강 내라’는 판결을 내린다면 과연 어느 직역이 상대에게 양보할 지 병협의 ‘진짜 어미’가 사뭇 궁금해 진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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