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의약품 부작용 감시체계 새 역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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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부작용 감시체계 새 역사를 쓰다


[ 2010년 11월 10일 21시 56분 ]

지난해 출범한 약물감시사업단은 국내 약물부작용 감시 체계에 있어 새로운 역사를 쓰게 한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 자발적 부작용 신고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88년부터이지만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보고 건수가 1년에 100여건도 안 될 정도로 극히 미미했고, 2006년 지역약물감시센터를 도입하고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것이 약물감시사업단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는 부작용보고 건수가 수직상승한 것이다.

10일 약물감시사업단에 따르면, 약물감시사업단이 들어서기 전인 2008년 7000여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9년 2만 6827건, 올 들어서는 10월까지 2만 8449건으로까지 보고건수가 치솟았다.

위해사례가 갑작스럽게 늘었다기보다, 그동안 지나쳐 버리기 일쑤였던 것들이 바로잡히게 되면서 환자들이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된 것이다.

약물감시사업단 박병주 단장(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은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은 출발이긴 했지만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국내에서도 부작용 감시체계를 기반으로 약물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의약품 유해사례가 발견되면 신속하게 안전성 서한을 배포해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를 약화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기틀이 짜이게 된 것이다.

특히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박 단장이 약물위해반응 정도가 인종별로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아시아 지역 단위의 네트워크(The Asian PE Network, AsPEN)를 만드는데 깊숙이 관여, 지난 달 첫 회의를 열게 하는 데 힘을 보탠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아직은 갈 길 멀다”

출범 1년 만에 어느 정도 사업단이 본 궤도에 올랐지만 박 단장은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전국에 퍼져있는 지역약물감시센터 15곳의 경우 보고가 활발한 편이지만 여전히 약물감시사업단의 테두리 밖에서 일어나는 부작용 사례는 잘 취합이 되지 않는 탓이다.

박 단장은 “약물역학과 관련해 의대는 물론 약대에서조차 강의하고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게 원인”이라며 “여기에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부족한 점도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퇴출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이 논란이 일고 있는 시부트라민 제제는 약물감시사업단의 역할과 한계를 뚜렷하게 보여준 계기가 됐다.

박 단장은 “약물역학에 있어 전문가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과학적 조사에 의한 객관성 확보가 우선이어야 한다”면서 “이번 일도 안전성 연구를 지원하는 식으로 총체적 접근이 있었야 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시부트라민과 같이 비급여 약제의 경우 시스템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위험관리가 어렵다는 점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혔다.

박 단장은 “현재 학회 차원에서 약물역학 교과서를 집필 중이어서 앞으로 교육을 기반으로 인식 전환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또한 지역약물감시센터도 이번에 20개소로 증가하는 것이 결정돼 공모가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 보다 활발한 부작용 보고로 의약품 안전사용의 기반이 잡혔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