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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고 절실한 장기부족 해답은 '이종이식'
[ 2010년 11월 15일 02시 45분 ]
꽃미남 배우 원빈의 화려한 변신으로 주목을 받았던 영화 ‘아저씨’. 관객들은 주인공 원빈의 현란한 액션 외에도 영화 속 범죄조직의 장기매매 실태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산 사람의 장기를 적출하는 이들의 극악무도함에는 다분히 픽션이 가미돼 있지만 현실과의 완전 괴리 또한 확신할 수 없다. 현재 국내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연간 1만5000여 명에 이르지만 실제로 시술이 이뤄지는 경우는 3000건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안규리 교수는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영화 속 장기적출과 매매가 가상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데일리메디는 대한이식학회 추계 학술대회를 앞두고 안규리 상임이사(학술편집위원장)를 만나 국내 장기이식 상황 진단을 요청했다.
수요-공급 불균형, 장기 부족사태 심화
장기이식에 관한 안규리 교수의 우려감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간간히 발표되는 장기 부족실태를 넘어 앞으로가 더 문제였다.
안규리 교수는 “장기 부족사태의 심각성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 교수는 그 근거로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급증을 꼽았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 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장기기증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는 장기기증 의사와는 무관한 것으로, 설령 고령자들이 장기기증을 희망하더라도 쓸만한 장기를 찾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의 장기 역시 망가질대로 망가진 상태이기 때문에 이식할 수 있는 장기가 없다는 것.
즉 날로 늘어나는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 환자들이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받아 줄 장기가 없어 장기 부족사태는 심화될 수 밖에 없다는게 안 교수의 우려다.
안규리 교수는 “인구의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수 증가는 장기이식에 큰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장기 부족사태가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영화에서와 같이 불법 장기매매 등이 횡행할 수 있다”며 “이를 대체할 방안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종 장기이식, 생명의 불씨를 지핀다
안 교수는 장기 부족사태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저없이 ‘이종 장기이식’을 꼽았다.
수요과 공급의 불균형으로 동종 간 장기이식이 어렵다면 이종 간 이식으로 시야를 넓혀 애타는 환자들에게 생명의 불씨를 지펴줘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안규리 교수를 비롯한 십 수명의 연구진들이 이종 간 장기이식 실용화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이종 장기이식의 가능성을 인정, 서울대병원 내에 바이오이종장기이식사업단을 꾸려 지원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의학계와 정부의 관심 속에 국내 이종 장기이식은 가시적인 성과물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이종 장기이식의 핵심인 형질전환 돼지(일명 무균돼지) 생산 및 관리가 세계적 반열에 올랐으며 일부 세포이식은 이미 상당한 진척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안규리 교수는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그동안의 성과물은 이종 장기이식의 가능성을 한껏 높여주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와 지원으로 실용화 단계에 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장기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환자나 보호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종 장기이식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간절해진다”며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더욱 이종 장기이식에 매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사의 사명이 무엇인가?
안규리 교수는 이종 장기이식 연구는 궁극적으로 보다 많은 생명을 구하고 나아가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이식이 간절한 환자 입장에서는 무리수를 둬서라도 수술을 받고 싶은게 인지상정. 때문에 이들은 장기매매나 원정이식 등에 노출될 위험도 클 수 밖에 없다.
그는 “공중 화장실에 넘쳐나는 장기매매 관련 전단지와 이식을 받기 위해 중국으로 향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술회했다.
특히 이들 이식은 결코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어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근절시켜야 하지만 국내 장기 부족사태를 감안하면 무작정 이들을 말릴 수도 없는 일이라고.
안 교수는 “이종 장기이식이 가능해지면 환자들을 장기매매와 원정이식 등의 위험에서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더욱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의사의 사명은 환자를 살리고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것 아니겠냐”며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사명을 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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