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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의료기관 평가인증 현장 분위기
[ 2010년 11월 16일 22시 00분 ]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의료기관평가인증이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TFT를 구성, 의료기관평가인증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데일리메디가 16일 첫 수검대상에 오른 4개 병원(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인하대병원)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의 첫 날을 동행 취재했다.

정진엽 원장, 하이파이브로 시작

분당서울대병원은 의료기관평가인증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TFT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백롱민 부원장 주재로 기획담당 송정한 교수 등이 의료기관평가 인증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 때문일까. 전날 병원 인근 숙소에 여장을 푼 조사위원들이 인증평가 당일 아침 8시가 채 안된 시각부터 병원을 방문했음에도 이들의 표정에는 긴장감 보다 화색이 감돌았다.

송정한 교수는 “실제 평가 2주를 앞두고 이미 리허설까지 끝마친 상태”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후 조사위원 5명(건국대병원 백광제 교수, 서울백병원 최익수 교수, 전북대병원 박수정 병동간호과장, 상계백병원 유현미 감염관리 수간호사, 조선대병원 양명자 영양실장)을 대상으로 병원 현황 등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이 시작됐다.

정진엽 원장은 브리핑이 끝난 직후 조사 위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상황실에서 근무 중인 교직원들을 찾아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파이팅을 외쳤다.

오고가는 탐색전 속 차분함 유지



9시 30분. 첫 순서로는 분당서울대병원 규정 및 문서 검토가 이뤄졌다. 조사지원 업무에 나선 교직원들이 조사위원들 방으로 수차례에 걸쳐 수레 한가득 문서를 싣고 들락날락 거렸다.

조사위원실 맞은편에선 QA파트 직원들을 중심으로 조사위원들이 행여나 찾을 자료를 준비하고, 설명을 원할 시 응답할 수 있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리허설에 이어 막판 일주일 간 사전 점검 내용을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챙기느라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기세 만큼은 등등했다.

이후 점심시간이 다가오면서 분당서울대병원측은 “작지만 중요한 의미”라며 조사위원들의 점심 메뉴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평가인증에서 조사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일체의 접대가 금지된 까닭에 점심조차 조사위원들이 직접 사먹었다.

분당서울대병원 한 관계자는 “과거 평가를 받으면 위원들에 대한 의전을 챙기는 게 주요 업무였을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달랐다”면서 “조사위원들이 바쁜 일정 탓에 간단한 도시락을 원해 주문을 도와줬고 이 과정에서 비용은 조사위원들이 직접 냈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추적조사…돌발 상황 곳곳서 발생



오후 들어 이번 조사의 본게임격인 추적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분야로는 크게 ▲환자 ▲감염 ▲시설 ▲질향상 ▲약물 ▲의료정보 ▲인적자원 등으로 나뉜 가운데 첫날인 이날은 환자와 감염, 시설에 대한 추적이 주로 이뤄졌다.

추적조사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조사위원들이 연습했던 대로 진행됐다. 조사위원장을 맡은 건대병원 백광제 교수(응급의학과)는 “이번 평가인증을 위해 사전에 10여차례 걸쳐 예행연습을 거쳤다”며 “만반의 준비 끝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준비 덕분에 조사 자체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조사위원이 병동 등을 찾으면 특정 환자를 지목, 해당 주치의와 간호사가 조사위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발 상황은 곳곳에서 이어졌다. 영상의학과를 방문했던 조사위원이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대신 곧바로 옆에 위치한 핵의학과를 기습적으로 방문하는 등의 식이다.

준비를 마쳐놓고서도 갑작스런 조사위원의 방문에 당황했는지 일부에선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긴장하지 마시고 숨 돌려가며 천천히 답하시라. 전체 흐름을 알면 세부내용은 매뉴얼을 봐도 좋다”는 조사위원들의 배려에 안도의 한숨을 내셨다.

원칙 입각한 질문 주류…가상상황 부여 대처능력 평가



조사위원들은 이날 미리 준비해간 ‘상황별 추적조사지’를 바탕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상황별 대응능력을 알아보기 위한 것들로 조사위원이 찾은 병동에서 환자 가운데 무작위로 지목, 해당 주치의와 간호사를 불러 묻고 답하는 식이었다.

평가문항은 대체로 무난한 편이었다. 각 병원에서 지침만 제대로 숙지하고 있다면 큰 탈 없이 수검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원칙에 입각한 것들이 많았다.

의사들에게는 주로 환자 차트를 기반으로 진료 및 처방에 관한 질문이 많았으며, 간호사들에게는 실무와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특히 의사와 간호사간의 구두처방에 관한 부분들을 처리하는 문제, 환자들이 가져온 약에 대한 관리, 낙상사고 및 욕창 발생에 대한 원인과 예방법, 감염사고 발생시 대응요령 등에 관한 기초적인 질문들이 이어졌다.

반면에 실제로 상황을 주고 거기에 걸맞은 대처능력을 점검하기도 했다.

항암제 주사실을 찾은 조사위원 중 한 명이 갑자기 간호사에게 “제세동기가 어디 있냐”고 묻고서는 어레스트 상황이 발생했음을 알리고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이후 해당 간호사는 뒤도 돌아볼 것도 없이 제세동기가 위치한 곳으로 내달렸고, 곧바로 ER-카트를 끌고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위원은 병동에서 약품관리를 위해 비치해 둔 냉장고를 비롯해, 간호사스테이션에 구비돼 있는 의료기기와 같이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MRI 등 방사선 장비 등에 대해서도 점검 일지 등을 꼼꼼히 확인했다.

“이제 시작, 끝까지 최선”

오후 5시 무렵. 숨 가쁘게 진행됐던 평가 1일차의 하루가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외래와 수술을 마치고 오후부터 지원업무를 맡았던 현준영 교수(안과)는 “일단 그동안 준비해 왔던 대로 마무리됐다는 사실에 감사한다”면서 “지난 리허설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이 더 중요하다. 이제 시작”이라며 의욕을 다졌다. 처음으로 이뤄진 평가에서 첫 수검기관이라는 부담감을 그제야 털어내는 모습이었다.

이는 조사위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백광제 교수는 “평가도입 초기인 만큼 지금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쉽지만은 않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면서도 이번 평가에 대해선 만큼은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백 교수는 “평가의 주요 목적은 잘못을 가려내기보다 부족한 점은 채우고 잘된 점은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평가제도가 뿌리를 잘 내려야 우리나라 의료도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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