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사는 박종훈(54세 가명)씨는 지난 4월 갑작스런 복통으로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여러 가지 검사 결과 담낭에서 3cm의 혹을 발견, 수술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통증을 견디며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수혈을 받아야 하는 것이 더 큰 고민이었다. 박 씨는 평소 병원 무수혈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고 망설임 없이 순천향대병원을 찾았다.
순천향대병원(원장 신병준)은 2000년부터 무수혈센터를 개소, 최근 2000례를 훌쩍 넘겼다. 이는 국내 첫 기록이어서 의미가 깊다.
신병준 병원장은 “무수혈 수술이 2000례가 넘었다는 것은 의료계에서도 처음있는 일”이라며 “이는 각 과의 협조가 잘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의학에서 수혈은 당연한 치료과정으로 인정돼 왔지만 수혈로 인한 부작용과 혈액수급 및 관리 등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어 무수혈치료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센터에 따르면 병원은 10월까지 총 2097례의 수술실적을 기록했다. 1998년 10건, 2000년 76건, 2001년 134건, 2003년 152건, 2006년 205건, 2008년 294건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질환별로는 부인과 양성 종양 등의 수술이 367례로 가장 많았고, 일반외과 수술 269례, 제왕절개분만 181례, 인공관절치환술 및 관절경수술 144례, 골격계 골절고정술 140례, 척추수술 123례, 뇌혈관 및 뇌신경계 수술 86례, 비인후두계수술 77례, 안과수술 48례, 심혈관계수술 26례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종 암 수술에서도 무수혈치료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방암수술이 94례로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으며, 대장직장암 89례, 식도위십이지장암 수술 61례, 갑상선암 55례, 간담췌암 45례, 부인과종양 33례, 호흡기계통 암수술 9건, 뇌종양수술 8건, 비뇨기암 7건 등으로 모든 영역에서 치료가 이뤄졌다.
박유진 코디네이터는 “산부인과, 외과 수술은 물론 출혈량이 1000cc가 넘었던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의 여러 수술에서도 무수혈 장비와 조혈제, 철분 제제를 이용한 대체 요법으로 성공적인 시술이 행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원환자도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센터 개소 전인 1996년부터 시작해 1998년 20명, 2000년 166명, 2003년 378명, 2006년 623명, 2008년 802명 등 총 5551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무수혈치료가 주목받는 이유는 종교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수혈로 인한 부작용, 즉 B형 간염, C형 간염이나 에이즈와 같은 혈액 전파 감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더불어 신체 면역력을 보호하는 것이 큰 장점이며, 헌혈의 감소와 외국에서 들여오는 오염 혈액 문제, 국내에서 헌혈된 혈액의 검사와 유통과정의 안전성 문제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병원 무수혈 수술 운영위원회는 종양혈액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산부인과, 신경외과, 비뇨기과, 외과, 정형외과,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여타 병원과 달리 담낭암 수술을 비롯해 출혈 위험이 높은 췌십이지장 절제술, 세쌍둥이 제왕절개분만, 척추교정술, 인공관절치환술, 심혈관계수술, 식도암, 위암, 대장암 등도 무수혈로 이뤄진다.
무수혈센터 염욱 센터장은 “무수혈 수술은 종교적 신앙심 뿐 아니라 혈액 관리를 적절하게 해야 한다는 보건의료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며 “어느 경우가 가장 적절한 지는 모두 고민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병원은 16일 센터 개소 10주년 기념 및 무수혈 수술 2000례 돌파 기념 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운영위원들이 참가, 외과, 종양혈액내과, 산부인과 측면에서의 무수혈수술 현황 및 수술 증례 등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