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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DRG 확대 현실적으로 불가능"
[ 2010년 11월 17일 22시 04분 ]
OECD가 본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되자 국내 전문가들은 원론적으로는 동의하지만 현 상황에 비춰봤을 때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제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윤구)은 17일 제1별관 12층 소강당에서 제18차 심평포럼을 개최, 전문가들을 초청해 심도있는 논의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가장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사항은 진료비 지불제도 개혁 및 의사 수 증원, 간접세 확보 재원 조달 방안 등이다.

행위별수가는 과잉진료 양산?=전문가들은 ‘행위별수가제를 개혁하고, DRG(포괄수가제)를 확대해 의료비지출을 통제해야 한다’는 지불수단 개혁 제언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보험정책과장은 “재원 조달은 다른 것보다 형평성을 제고하는 것이 가장 중심 목표가 돼야 한다”며 “DRG나 총액계약제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과장은 “총액계약제는 파이를 정해놓고 나눠먹으라는 식인데, 이는 사람수가 늘어나면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총액계약제를 도입하기 위한 기본 전제는 의사 인력이 변함없는 시점이 와야 한다. 의사 인력 정책과 맞물려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온 권용진 서울대 교수는 “지출억제 방안으로 DRG 확대가 행위별 수가제의 대안이 될 것인지에 대해 의문스럽다”며 “공급자가 스스로 관리 능력이 있어야 하지만 콘트롤 능력이 없고, 사실상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 교수도 “의료비 증가 추세의 특단의 조치로 지불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으로 실행에 어떻게 옮길 것이냐를 생각해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행위별 수가제도가 의료비와 의료이용량 증가시키는 제도적 장치라고 볼 때, 의료비 증가를 억제하고 의료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전이 없다”며 “지불 및 공급 체계에 개혁이 없으면 현재 의료비 증가 추세는 걷잡을 수 없을 것다”이라고 현실적 문제를 지적했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바른사회시민회의 운영위원)는 “DRG 제도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행위별수가제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다”며 “행위별 수가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원리에 맞게 보상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결국 DRG 제도는 단기적으로 의료비가 절감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해외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며 “현행 제도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 수 증원이 의료 질(質) 담보?=전문가들은 의사 인력을 증원한다고 해서 의료 질(質)이 담보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윤 서울대 교수는 “의사 수 증가는 의사 1인당 외래 환자수가 OECD의 3배 이상으로 많아 의료 질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의사들이 외래환자를 많이 보는 이유는 수가 때문”이라며 “수가 및 공급 체계의 변화없이 의사 수만 늘리는 것은 오히려 수술량, 입원 진료량이 더 늘면서 의료 질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사회보험연구실장은 “현행 시스템으로 의사 수를 확대하는 것은 비용만 증가시킬 뿐”이라고 우려했다.

권용진 서울대 교수는 “의사가 부족하다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의사가 아니라 전공의가 부족한 것이지 절대적 의사 수는 부족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간접세 재원 확대 충분한 연구 필요=간접세로 의료비 지출 증가에 따른 재원 조달에 대한 의견도 쟁점사항이었다.

복지부 박민수 보험정책과장은 “간접세는 여러 아이템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지만 부과시스템에서 형평성 문제는 반드시 생각해 봐야한다”며 “여러가지 원천에 대해 동일한 원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사회보험연구실장은 “간접세가 소득 역진제라고 하면 현재 보험제도도 소득 역진제”라며 “직접세보다는 간접세로 재원 확보가 소득 역진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심평포럼은 경북대 박재용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토론자로 서울대 권용진 교수, 서울대 김윤 교수, 조선일보 김동섭 기자, 건국대 김원식 교수(바른사회시민회의 운영위원), 보건복지부 박민수 보험정책과장, 국립암센터 박은철 국가암관리사업단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사회보험연구실장 등이 참석했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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