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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네병원의 '미래' 홍영재 원장의 '꿈'
[ 2010년 11월 23일 21시 46분 ]
홍영재 원장을 처음 만난 장소는 그의 홈페이지였다. 인터뷰 전 잠시 들른 그의 홈페이지 상담 게시판엔 다양한 사람들의 질문이 있었다. 카자흐스탄으로 파견 간 아빠가 딸의 눈에 다래끼가 났다며 질문을 남기니, 아이의 눈 사진을 메일로 보내달란 답변이 달렸다. 녹내장이 있는데 커피를 마셔도 되냐는 질문엔, 안과질환과 커피에 관련된 여러 논문의 내용을 소개하며 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답변이 올려져 있다. 처음엔 담당 환자도 아닌데 꽤 길고 성실하게 써진 답변을 보고 놀랐다. 그러다 그의 홈페이지에 있는 글들을 천천히 읽어 보며, 홍영재 원장은 환자의 마음에 귀 기울이려고 노력하는 의료인이 아닐까 싶었다. 그와의 만남이 서서히 기대되기 시작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진료부원장을 거쳐 국내 안과계의 한 획을 그었던 누네병원 홍영재 원장. 개원 4년만에 안과전문병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는 그가 안과 영역에서는 처음으로 대구 분원을 오픈하는 등 또 다른 역작을 추진 중이다. 그가 꿈꾸고 구상하는 누네병원의 미래를 들어봤다.[편집자주]

공간 좁지만 서비스 영역은 넓은 병원

“개원 초기부터 라식이나 굴절 치료에 집중했다면 돈은 지금보다 더 많이 벌었겠지만, 내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현재 많은 안과가 집중하는 굴절이나 라식은 안과 치료의 한 파트일 뿐입니다. 일반 안과의 모든 질환을 다뤄야 안과 전문병원이란 타이틀이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안과 질환을 다루자. 이 같은 모토는 홍영재 원장이 개원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정한 원칙이다. 이 밖에도 홍 원장이 가슴 속 깊이 새긴 철학은 많다.

그는 개인 병원이란 장점을 살려 환자가 대기하는 시간을 줄여 신속히 치료 받을 수 있고, 아픈 환자가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문 닫는 날이 없는 병원을 만들자고 마음먹었다.

이런 서비스적인 측면에 대학병원보다 나은 수준의 진료를 제공한다면 환자들에게 좋은 병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것이 4년 전, 홍 원장이 누네병원 개원을 준비하며 상상한 그림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홍 원장의 원칙은 잘 지켜졌다. 개원 4년을 바라보는 지금, 지방 환자 비율이 30%에 달할 정도로 꽤 많은 사람들이 멀리서 찾아온다. 지난 1년간 8만5천 번의 진료를 했을 정도로 바쁘게 지냈다.

수많은 환자가 내원하지만 복잡한 케이스의 경우 전화 한 통이면 각 분야의 의료진이 순식간에 모여 회의를 한다. 이른바 환자중심으로 움직이는 협진 시스템이다.

신기하게도 협진은 병원 밖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누네병원이 개원할 당시 주변 안과의원들은 환자를 뺏기게 될 것이란 걱정에 내심 우려감과 반감이 컸었다.

그러나 누네병원이 간단한 케이스의 환자를 근처 안과의원에 소개하자, 이 의원들이 복잡한 케이스의 환자를 누네병원에 의뢰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주변 의원들과 윈-윈하며 환자 입장 최대한 배려"

중증도 안과 질환의 경우 무조건 종합병원으로 달려가는 환자들을 동네 안과의원들이 힘을 합쳐 치료하는 새로운 협진 시스템이 형성된 것이다. 환자를 위한 서비스도 생각하지만, 동네 의원들과의 공존도 고민하는 홍 원장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점자가 찍혀있는 명함, 환자를 ‘어머니’,‘아버지’란 호칭으로 부르는 간호사들, 불안해하는 환자 옆에서 대화를 나누는 실버 도우미가 있는 병원. 누네병원의 서비스는 시선이 남다르다. 경영의 효율성보다 환자 입장에서 생각한 흔적들이다. 그러나 홍영재 원장의 상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환자들의 기다림을 최대한 단축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로 궁리했지만, 안약을 넣고 반응을 기다리는 1시간 정도는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길면 한 시간 반을 기다려야 하는데 환자나 보호자들이 얼마나 지루하겠습니까. 그래서 발 마사지를 해드릴까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웃음)”

'환자가 병원에서 발 마사지를 받는다니….' 그의 머릿속에서 다음에는 또 어떤 서비스 구상이 이뤄질지 궁금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료 능력과 의료진 실력"

“누네병원의 경쟁자는 다른 안과전문병원도, 종합병원도 아닙니다. 누네병원 이상향은 바로 안과전문병원으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National Eye Center입니다. 그 곳처럼 안과전문의가 30명 넘게 상주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병원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누네병원 대부분의 의료진은 대학병원 교수 출신이다. 백내장, 녹내장, 사시, 안성형 등 각 파트의 전문가들이 모여, 경험을 통해 쌓인 노련미를 발휘하고 있다.

누네병원이 추구하는 의료진의 모습을 묻자, 홍 원장은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세월이 흐르면서 축적된 지식도 중요하죠. 그런데 노련한 선생님들이 저희 병원에 많이 계시니까 앞으론 연구를 활발히 하는 선생님도 모셔오고 싶어요. 열정으로 안과치료의 새 길을 열어갈 선생님들과 함께 나갈”생각이라고 말한다.

누네병원은 개원 병원가에선 드물게 병원 부설 유전자 연구소가 있다. 생명공학전문 연구 인력이 분자생물학을 연구하고, 안과질환과 관련된 연구,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각막을 적출해 보관하는 안은행을 설립, 각막이식 같은 고난도 수술도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각막이식 수술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전 직원이 각막기증 서약을 했다.

홍 원장은 이에 대해 “환자에게 더 나은 진료를 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 그래서 지금보다 더 나은 진료 방법을 연구하는 것은 의료인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사항”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지금 누네병원 식구들과 함께 그리는 병원의 미래 그림은 꽤 크다. 전국에 누네병원 분원을 몇 군데 개설하는 것으로 시작해, 5년내 안과 전공의 수련 병원이 되고, 7년 안에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마지막으로 15년 뒤엔 안과 대학을 설립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 커다란 계획은 내년 3월 대구분원으로 시작된다. 분원 후보지역들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었지만, 홍영재 원장다운 원칙으로 최종 결정을 했다. 바로 ‘실력 좋고 열정적인 의료진’이 있는 곳. 누네병원 대구분원엔 경북대병원 안과 김시열 교수가 초대 원장으로 함께 할 예정이다.

경영인이자 의사라는 직책에 안주하지 않고, 환자의 입장에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는 홍영재 원장. 그는 지금도 개업 안과의라는 법적 명칭을 넘어 점점 더 넓은 곳으로 쉼없이 아름답게 달려가고 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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