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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백신 예방접종 영아 사망 '파문'
[ 2010년 11월 23일 22시 00분 ]
최근 목포시 보건소에서 발생한 B형간염 예방접종 영아 사망사건으로 공중보건의사들이 술렁이고 있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인한 사고라는 점에서 이와 같은 일이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보건소 예방접종과 관련해 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목포의 한 보건소에서는 생후 8개월된 영아가 B형간염 예방접종 직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부모들은 “예진표 작성 시 한 달 전 중이염과 폐렴을 치료했다는 사실을 기재했으나 의사가 직접 예진하지 않고 간호사가 대신 예진표에 의사를 대리해 기재하고 접종을 실시했다”고 주장, 의료진의 책임을 묻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예진을 담당했던 공중보건의사와 간호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과수 및 식약청 감정 결과 영아 사망과 보건소 관계자들의 과실이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경찰측은 보고 있다.
“의사 예진할 수 없는 구조”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리기에 앞서 보건소 근무 공보의들은 시스템상으로 의사가 예진할 수 없는 구조를 지적하고 나섰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안정호 공보의(강원도 홍천군 남면보건지소)는 의사가 기본적인 예진조차 할 수 없도록 환자들이 밀려드는 상황을 방치한 탓에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봤다.
그는 “수많은 인파로 붐비는 보건소 예방접종실 풍경을 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며 “하루에 적게는 100여명, 많게는 수백 명의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예방접종실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보건소의 경우 사업성과 문제 등의 이유로 예방접종을 건수를 늘리면서도 예진의사를 확보하는 대신 의사가 봐야 할 경우와 외견상 건강해서 그냥 접종하는 식으로 임의로 분류해 예방접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오전 중으로 이뤄지는 예방접종의 특성상 불과 3~4시간 만에 수백 명을 예방접종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이번 사고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안정호 공보의는 “아무리 간단하게 예진을 실시해도 한 명당 5분은 걸리는데 100명을 한 시간에 예진할 것을 보건소 공보의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의료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조적 모순부터 시급히 해결해야"
이번 사건이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는 이를 계기로 시스템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사건과 같은 일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 보건소의 지나친 실적 채우기식 예방접종 정책 지양 ▲적정 예진 시간 확보를 위한 일일 적정 환자 수 제한 ▲예방접종 관련 전국 보건소 지침 마련 ▲근본적 대책으로 민간의료기관으로의 예방접종 이양 등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대공협 박광선 회장은 “보건소에서 이뤄지고 있는 ‘진료’가 정녕 꼭 필요한 분들에게, 제대로 제공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보건소의 업무가 ‘예방접종’과 같은 ‘행위’가 아니라 ‘교육’에 보다 방점을 둔 사업만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논의도 이제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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