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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원 브랜드 가치 바꿔 보겠다"
[ 2010년 11월 29일 03시 00분 ]
공공병원 경영에 있어 공공성과 수익성은 흔히 잡기 힘든 두 마리 토끼로 비유되곤 한다. 그러나 공공성과 수익성은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얼마든지 잡을 수 있는 한 마리 토끼에 불과하다고 선언한 공공병원 원장이 있다. 서울의료원 유병욱 원장.[사진] 오는 30일 신축병원 준공식을 앞두고 데일리메디가 그를 만나봤다.

유병욱 원장은 31년 진료 인생을 서울의료원에서 보냈다. 동부시립병원장을 거쳐 지난 2006년 말 서울의료원 원장으로 취임했고 지난해 말에는 의료원 경영의 공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유병욱 원장은 요즘 신축병원 운영 구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2011년 5월 정식 개원을 목표로 중랑구 신내동에 지어지고 있는 623병상 규모의 신축병원 공사가 오는 30일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유 원장은 신축병원 개원을 발판으로 서울의료원을 공공의료기관의 새로운 롤 모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의료원이 강남에서 강북으로 이전하면 지금까지 했던 것 보다 훨씬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전을 통해 서울의료원을 완전히 새로운 공공병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유 원장의 설명이다. 이런 측면에서 유 원장은 하드웨어가 탄탄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신축병원 설계부터 꼼꼼히 점검했다.

유병욱 원장은 “신내동 신축병원은 치료가 아닌 치유환경 조성에 초점을 두고 설계됐다”면서 “환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녹지대를 최대한 많이 마련했으며 태양열과 지열을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시설도 갖췄다”고 병원 자랑을 늘어놨다.

유 원장은 “호스피스병동 마련, 응급센터 역할 강화, 신생아 중환자실 운영 등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운영계획도 마련 중”이라면서 “단순히 찾아오는 환자를 돌보는 차원이 아닌 건강증진병원의 개념에서 지역사회 주민 건강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의료원은 최대 850병상까지 운영 가능한 신축병원을 활용해 오는 2013년까지 100만명의 환자를 돌본다는 방침이다.

“공공성과 수익성 딜레마? 수익성만 잡으면 된다”

신축병원 이전을 앞두고 공공병원 새 모델 탄생을 선언한 유병욱 원장은 공공의료기관의 공공성과 수익성 딜레마 해결을 위한 해법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 원장은 “민간병원들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공공의료기관들도 그에 상응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무시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면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공병원들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의료기관의 공공성과 수익성 문제에 대해 “공공성과 수익성 중 잡아야 할 토끼는 수익성 뿐"이라면서 "공공의료기관에게 공공성은 잡아야할 토끼가 아니라 노치면 안 되는 토끼"라고 잘라 말했다.

유 원장은 “의료에 있어 공공성은 꼭 지켜야 할 역할 중 하나”라면서 “적자와 상관없이 할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게 공공병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의료원이 호스피스 병동, 신생아 중환자실 등 신축병원에 이런 기능을 강화시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공공의료로 발생하는 적자는 국가나 지자체의 보조로 일부 해결할 수 있으므로 공공병원은 수익성이라는 토끼만 잡을 수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공공병원이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유 원장은 “전문성을 확보하는 전략 밖에는 없다”고 답했다.

의료진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병원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화진료 영역을 개발하며 이 속에서 민간병원과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유 원장의 분석이다.

“모든일의 기본은 ‘사람’…스타의사? 꼭 필요한건 아니다”

공공성과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유병욱 원장은 직원들에게 전문화, 차별화, 친화 전략을 강조한다.

유병욱 원장은 이 중에서 특히 친화 전략 수립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시립병원이 시민들에게 친근히 다가가지 못하면 절대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을 30년 의료원 생활을 통해 몸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유 원장 인생철학의 중심에 ‘사람’이 자리잡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모든 것에는 결국 사람이 핵심”이라면서 “사람이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아야만 모든 것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생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항상 배우는 자세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사고를 하면서 살 수 있다면 그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유 원장은 생각이다.

그래서 유 원장은 병원에 이름난 스타의사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서울의료원 의료진 누구나 스타가, 권위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구성원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병원 비전이 ‘Only One Hospital, Seoul Medical Center'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의료 산업화 찬성-의사 역할 돌아보는 계기 있었으면”

영리병원 도입 등 병원들이 수익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최근의 상황과 관련해 유병욱 원장은 변화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평가했다.

유 원장은 “의료가 미래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것은 의료인으로서 매우 기분 좋은 일”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산업은 산업대로 키운다고 하더라도 의사들이 그 속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한번 쯤 돌아보는 계기가 있었으면 한다”면서 “의사들이 국민들로부터, 환자로부터 사랑받는 일에 먼저 나섰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신내동 이전을 계기로 서울시 공공의료 허브 역할에 적극 나서겠다는 유병욱 원장. 공공의료원의 새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그의 포부가 어떻게 실현될지 서울의료원의 행보가 주목된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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