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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전남대병원과 차병원의 "공개 불가"
[ 2010년 12월 08일 21시 58분 ]
감춰진 사실에는 꼭 호기심이 따라붙는다. 감추려 하면 할수록 더 커지는 게 이 호기심이다.
한국처럼 IT 인프라가 잘 구축된 나라에서는 어떤 사실을 숨기기가 어렵다. 검색어를 입력해 시간만 조금 투자하면 원하는 정보를 찾아낼 수 있다. 따라서 감춰진 정보에 대한 호기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인생의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정보에 대한 갈증은 더할 수밖에 없다. 힘든 의과대학 공부와 인턴 과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수련을 준비하고 있는 전공의 지원자들도 그렇다.
2011년도 전공의 전기 모집이 지난 1일 마감됐다. 본지는 지난 1일 전기 모집을 시행한 전국 수련병원을 전수 조사해 병원별 모집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각 수련병원 모집현황에 대한 전공의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보도된 경쟁률의 신뢰성이 얼마나 되는지, 결과 업데이트가 늦어지는 병원은 왜 그런지를 묻는 확인전화가 이어졌다. 지원 마감 다음날에도 이런 문의는 계속됐다.
그 중 답하기 곤란한 전화도 있었다. ‘전남대병원’과 ‘차병원’의 현황을 묻는 문의였다. "병원에서 공개하지 않는답니다"라는 답변을 들려줄 수 밖에 없었다.
전남대학교병원과 차병원은 최근 몇 년간 전공의 모집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1년 전공의 지원에서도 그랬다. 이들 두 병원의 행보는 일부 병원들이 매 시간 상황을 홈페이지에 공지하며 전공의들의 궁금증을 풀어준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전남대병원과 차병원 관계자들은 “전공의 지원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내부 방침이며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로운 선택을 하는 지원자들에게 ‘사소한 원칙’은 ‘큰 벽(壁)’이 될 수 있다. 과거 대입 눈치작전처럼 합격을 위해 발을 동동 굴러가며 애태우는 마음까지는 아니더라도 본격적인 수련을 받으며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단 한자, 한줄의 정보도 소중하다.
이런 의미에서 수련병원이 병원을 선택해준 지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일종의 배려다. 차병원의 경우 지난 6일 미달된 과를 공개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전체 지원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
연극이 시작되기 전 무대에 내려진 막(幕)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고조시킨다. 한 막이 끝날 때 마다 내려지는 막은 이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게 만든다.
그러나 무대에서 막의 역할은 그 것뿐이다. 공개를 통해 얻는 것이 많다면 병원들은 수련이라는 새 출발을 하는 의사들이 막 뒤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병원 문을 두드리는 전공의들이 교육생 신분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주인의식을 지니는 직원이자 내부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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