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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2010년 의료계 화제 말 말 말
[ 2010년 12월 28일 08시 21분 ]
올해 보건의료계에선 유난히 '유행어'가 많았다. 유행어 제조의 선두에 선 사람은 단연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 그림자처럼 들러붙은 '오바마 발언' 이력은 그에게 적십자사 부총재 사임과 함께 취임 이래 최대 위기라는 오명을 안겨줬다. 이후 오명을 씻기 위해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연신 고개를 숙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의혹만 제기됐던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피할 수 없게 되면서 비난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전공의들은 양승조 국회의원으로부터 때아닌 꾸지람을 들었다. '젊은 의사' 주제에 산부인과를 드나들 때 산모들을 마치 마루타 취급한다는 거였다. 그러나 이내 양승조 의원은 '자존심' 강한 전공의들로부터 "무식한 발상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되려 뭇매를 맞았다. 전공의뿐만 아니라 전체 의사들의 아우성은 여전하다. 이렇듯 2010년은 메가톤급 사건이 줄을 이은 한 해였고 숱한 말들과 설화가 다반사였다. 경인년 한 해 보건의료인의 입에 오르내렸던 어록을 정리한다.

"오빠 바라만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이기도 한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지난 11월 초 이산가족 2차 상봉에서 남측 단장을 맡고, 상봉 전날 가진 만찬에서 첫 건배사로 "오바마"를 외쳤다가 봉변.

그는 "요즘 뜨는 건배사 중 '오바마'가 있다. 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는 뜻"이라고 설명한 뒤 "내가 오바마를 선창할테니 모두 따라 외치라"고 주문해 만찬장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어. 이후 의사회원은 물론, 전 국민이 "참으로 난감하고 민망한 멘트"라고 일침을 가했고 급기야 경만호 회장은 적십자 부총재직을 사임하고 의협 회장직도 위협받고 있는 등 사태는 일파만파 확산. 이 정도로 일이 꼬일줄 경만호 회장은 상상도 못했을 터.

"50대 이상 더는 의료계 주류될 수 없다"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의 낙마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전국의사총연합의 노환규 대표는 의약분업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득권층이라고 하는 50대 이상 의사들이 더 이상 의사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없다. 젊은 의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더 커졌다"면서 도발적인 발언을 쏟아내. 여기에 그는 "기존에 목소리를 내던 부류는 이제 죽여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대놓고 독설을 퍼부어.

"왜 총액계약제 도입에 총대를 메느냐?"

국민건강보험 정형근 이사장은 지난 3월 "앞으로 10년쯤 지나면 각종 선거의 최대 이슈는 건강보험이나 연금 문제가 될 것"이라며 "정책 기관도 아니면서 왜 총액계약제 도입에 총대를 메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건보재정 문제는 한시라도 빨리 공론화해야 한다"며 자신만이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해야만하는 적임자라고 우회적으로 표현.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의사로 하여금 최선의 진료를 행할 수 없게 함으로써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건강보험제도를 파탄에 이르게 하는 총액계약제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 간 쌓여왔던 적개심을 여과없이 피력.

"심평원 이직율 높은 이유는 야근 싫어서"

201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이직률이 높다는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의 지적에 대해 강윤구 원장은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심사건수가 3년 사이 40%나 증가했다. 이는 직원들이 죽어났다는 증거"라고 해명. 강 원장은 "특히 간호사 출신의 이직률이 더 높은 이유는 야근이 싫어서 온 사람들에게 매일 야근을 시키니 당연이 싫어하는 것 아니겠냐"고 토로. 이에 이애주 의원은 원장님은 매일 야근을 하냐는 질문에 "밤 늦게까지 있기는 합니다"라고 답해 눈총.

"국방의학원 설립은 내 인생 마지막 역점 사업"

국방의학원 설립을 두고 의료계 전체가 나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박재갑 국립중앙의료원장 혼자서만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어. 박 원장은 지난 3월 열린 한 공청회에서 "정부가 예산을 들여 늦게나마 국방의대를 만드는데 뭐가 문제인가"라고 입장을 공표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취임 6개월을 맞아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설립 의지를 다시금 피력. 박 원장은 "국방의학원 설립에 대한 명분은 국가나 국민들이 충분히 공감할 것"이라면서 "군인들에게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자신의 마지막 역점 사업으로 꼽아.

"병협 수가협상, 이만하면 절반의 성공"

지난 10월 취임과 동시에 첫 수가협상을 가졌던 대한병원협회 성상철 회장. 하지만 수가 인상률 1%에 대한 중소병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해. 대한중소병원협의회가 "1% 인상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보고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고 개탄하면서 병협의 협상력 부재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자 성 회장은 서둘러 진화에 나서. 그는 “약제비 절감 책임과 함께 감사원 감사결과, 경실련 식대 발표 등 악재가 겹치며 유례없이 불리한 상황에서 이뤄지게 됐다"고 이해를 구해. 그러면서 부대합의를 하지 않은 점을 들어 "결코 실망스러운 게 아니다.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한다"고 자체 평가를 내려. 하지만 과연 회원 병원들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할지는 의구심이 들어.

"누구를 위한 연구중심병원이냐"

지난 7월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연구중심병원 설명회 자리. 전국의 병원장들이 관심을 보이며 한 자리에 모였지만 설명회가 아닌 성토의 장(場)으로 얼룩. 화끈한 지원을 약속했던 복지부가 선정 기준을 대형병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가져갈 움직임을 보이자 병원장들은 일제히 불만을 터트려. 당시 백남선 건국대병원장이 "복지부가 연구중심병원을 내건 선정 조건을 보면 결국 소위 말하는 빅5 병원을 위한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여형태 병원장은 "외제차와 국산차가 나란히 경주하면 결국 누가 이기겠냐"며 복지부에 강한 불만을 표출.

"고대의료원, 파업 대명사 이미지 벗어나지 못할 것"

지난 10월 노조의 파업으로 홍역을 치러야만 했던 고대의료원. 손창성 의료원장은 파업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며 여론전을 주도해 눈길. 손 의료원장은 노조 파업을 앞두고 "우리 발목을 잡아온 파업이란 악몽에 또 한 번 시달릴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고 우려를 표하더니 급기야 "고대의료원이 파업의 대명사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잔뜩 얼굴을 찌푸려. 결국 노조의 파업이 확정되자 손 의료원장은 다시 한 번 성명을 내고 "당장의 이익만을 쫓는 파업이다. 희망적 미래까지 송두리째 한순간의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공멸의 지름길"이라며 재차 파업 중단을 요구. 다행히 파업 20일만에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손 의료원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 동안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을 듯.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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