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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광주 찾은 경만호 의협회장
[ 2010년 12월 30일 21시 37분 ]
지난 30일 광주광역시의사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회원과의 대화'는 쌍벌제 리베이트와 의료계의 정치력, 의료계 내부의 단합에 대한 의견 교환이 주를 이뤘다. 비교적 순조롭게 간담회가 진행됐지만 경만호 회장의 처신을 비판하는 날 선 목소리도 나왔다.

의료계 인사가 대권에 출마해야 한다는 이색적인 주장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전남의과대학 학생들이 경 회장을 비난하는 피켓시위를 벌여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전남의대 소속임을 밝힌 한 학생은 "위에서 참여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피켓
시위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혈서가 등장하는 등 경 회장은 마지막 간담회에서도 진땀을 흘려야 했다.

광주광역시의사회장은 간담회 시작 직전 "시도의사회장단 회의를 통해 전국을 순회하며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오늘 모임이 열매를 맺었다"면서 "그동안 회무를 진행하면서 여러 시행착오가 발생했고 회원들의반발도 있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장은 "다만 질서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다수 의견과 소수 의견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성숙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모범사례를 보여줄 것을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쌍벌제 등 질의…결론은 소통

북구의사회 한 회원은 "집행부에서 쌍벌제의 심각성을 알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본다. 쌍벌제에 위헌적인 요소가 많은데 대응할 생각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경만회 회장은 이에 대해 "사실 곤욕을 치르게 된 것이 쌍벌제 영향이 크다. 하지만 국민의 뜻을 거스르기는 어려웠다"면서도 "투명화 사회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법안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경 회장은 그러나 헌법소원에 대해선 "법률적 자문을 거친 결과,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회원은 "쌍벌제 진행상황에 대해 의협 집행부가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이것이 이번 논란의 단초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런 가운데 오바마 발언이 나와 증폭됐다. 회원 민심을 심도 있게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 회장은 "나름대로 분주히 활동했지만 예상보다 법안이 빠르게 통과돼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머리라도 깎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등 회원들의 민의를 더 살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선 다시 사과를 드린다. 앞으로 용어를 선택하는 데 있어 신중을 기하겠다"고 답변했다.

일부 고문은 광주시의사회의 중앙회 임원 진출을 건의했고, 경 회장은 "향후 임원자리가 늘어난다면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한 회원의 의협 회무와 재무가 중앙회 한 곳으로 너무 집중된 것을 거론하며 "지역의사회에 이런 권한을 분산시켜 회원 참여도를 높일 생각이 있는지"를 질의했다.

경 회장은 "지역의사회를 활용하는 방안은 취임 초기부터 생각했다. 현재 5개 권역별로 종합학술대회에 500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며 "소통에 대해선 뼈저리게 느꼈다. 소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일부 회원은 "의협이 필요한 것은 정치력이다. 하지만 고소와 고발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횡령 의혹이 불거졌다. 일부 회원은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내부 감사자료 유출도 그렇다. 내부적인 문제가 외부로 불거진 것에 대해서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회원이 있다"며 경 회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경 회장은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드렸다. 나의 고민도 내부적인 문제를 외부로 옮겨가는 것"이라며"앞으로 고소고발이 없어야 한다. 회원을 고발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사안이 심각한 사안에 한해서는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며 사안별 대응을 예고했다.

허정 의협 감사는 "의료계가 회장 낙마라는 큰 사건을 겪으면서 회계 투명화라는 일부 소득을 얻었다. 하지만 식물 집행부가 나타나는 부작용도 있었다"며 "수백억 원의 예산을 쓰면서도 정치력 강화를 위해 얼마의 돈을 쓰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 감사를 하면서 답답함을 많이 느끼지만, 한편으론 의협을 믿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 회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 이어졌지만,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날카로운 발언도 나왔다.

한 회원은 "경 회장은 일반인들에게 기쁨을 줬다. 바로 오바마 사건이며 올해 코미디 대상감"이라며 "어느 누가 의사를 조롱하겠나. 경 회장은 허무맹랑한 성명서 하나로 사과를 끝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무안군의사회에서 사퇴하라는 혈서를 썼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는 긍지를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변명만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고통이 올 것이다. 통탄할 수밖에 없으며 내년도에 총액계약제, 성분명 처방 등에 대한 대책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의료법인 설립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질문 이후 경 회장의 얼굴이 약간 굳어졌고, 답변 중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경 회장은 "해명을 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선택의원제 등 말이 많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 "나는 총액계약제나 성분명 처방이 도입된다면 파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해왔다. 생동성이라는 용어 대신 약효동등성이라는 용어도 홍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 회장은 "간담회 장소에 오늘 길에 한 내과를 들러봤다. 민의를 느낄 수 있었다"며 "다만 내가 엄청난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니다. 야단을 듣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반드시 3가지 약속을 지키겠다. 임기 내에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원로는 의료계의 단합을 강조하면서 전국의사총연합을 정책 파트너로 수용할 의사가 있는지를 질의했다.

경만호 회장은 최종 발언에서 "잠시 목소리를 높인 것을 사과한다. 아직도 수양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전의총에서도 의료계를 깊이 이해하는 분이 있었다. 정책협의회에 전의총 회원을 초청해 맴버로 활동할 의사가 있으며 의협을 위한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색 질문으로는 의료계 인사의 대권출마를 건의하는 질의가 있었고, 경 회장은 "의료계 출신 국회의원이 많이 성장했으면 한다"는 원론적으로 답했다.

'회원과의 대화' 무엇을 남겼나

당초 전국 16개 시도의사회를 대상으로 했던 간담회는 14개 지역에서만 진행됐다. 울산시의사회와 전남의사회는 사실상 '회원과의 대화'를 허용하지 않았다.

간담회 초기에는 경 회장 개인 의혹에 대한 질의가 많았고, 분위기도 험악했다. 발언권을 놓고 시도의사회 집행부와 전의총 회원 간 얼굴을 붉히는 등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급기야 경기도의사회 주최 행사에서는 방송국 취재로 인해 경 회장이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부산시의사회 간담회에서는 회원 참여를 놓고 고성이 오갔고, 경 회장이 날계란 세례를 받았다. 경찰도 출동했다.

하지만 간담회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각 시도의사회가 소속 회원에게 발언권을 주는 원칙을 세우면서 불편한 모습을 수그러들었다. 전의총 역시 공격적인 모습보단 피켓시위와 날카로운 질의로 정책 방향을 일부 궤도 수정했다. 부산시의사회 사태 이후 특별한 물리적 충동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회원과의 대화를 보는 의협 집행부와 전의총의 생각은 다소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의협은 불거진 의혹을 비교적 차분히 설명했고, 물리적 충돌이 잦아졌다는 점에서 일부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반면 전의총 일부에서는 경 회장에 대한 의혹을 전국 회원에게 알리는 등 간담회에 동행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의료계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회원과의 대화를 보는 시각이 단체마다 다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의협 집행가 소통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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