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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절체절명 의협 경만호 회장
[ 2011년 01월 04일 03시 00분 ]
경만호 회장 등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올해 정책적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동안 추진한 정책이 제도로 진화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임기가 절반을 넘어서면서 성과물을 제시해야 하는 절박감도 커진 상황이다. 지난 2010년은 의료계의 불만이 얼마나 큰 지를 절감하는 한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경 회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3대 정책은 일차의료 활성화와 의료전달체계 개편,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등이다. 자칭 '잃어버린 10년' 동안 의료계가 관철하려던 정책임은 틀림없다. 문제는 제도화가 현실성 있게 추진되느냐 여부다. 의료계 특히 개원가의 불만을 피부로 느낀 의협 집행부에는 시간이 그리 넉넉지 않다.
일차의료 활성화와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사실상 한 정책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문제는 일차의료 활성화의 핵심인 선택의원제에 대해 의료계의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전담의제가 주치의제를 도입하려는 사전작업이라는 의료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명칭을 선택의원제로 바꿨다. 주치의제의 강제 등록과는 무방하다는 것을 겨냥해 반대 성격의 이름을 택했다.
의료계가 전담의제에 이어 선택의원제마저 거부할 경우 일차의료 활성화는 난관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집행부의 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왔던 16개 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는 반대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상태다. 다만 이달 초에 열리는 복지부와의 공청회에는 참석해 최종적인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다.
의협 집행부가 선택할 카드는 많지 않다. 선택의원제가 주치의제와는 별개이며 별도의 수가를 인정받기 위한 우회적 액션임을 강조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원격의료, 건강관리서비스 학습효과에 기인해 소극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공청회 직후 시도의사회장단이 어떤 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릴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비교적 순항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최근 열린 건정심 제도개선소위에서 '기본진료료의 요양기관 종별 차별 폐지'와 '원외처방 약국 조제료에 대한 본인부담률을 처방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차등적용'하는 방안이 우호적으로 검토됐다.
의협이 정부에 요구한 5개 정책은 △기본진료료의 요양기관 종별 차별 폐지 △초·재진 진찰료 산정기준 개선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적용 △의원 종별가산율 상향조정 △토요일 진료 가산적용 확대 등이다.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재정부담 해소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의료계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전달체계 개편을 논의할 가치가 충분한 셈이다.
경만호 회장은 지난해 12월 '회원과의 대화'에서 수차례 의료분쟁조정법을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의료분쟁조정법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의료분쟁법은 의료계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의사 위주로 설계됐다는 주장이 터져나오고 있다. 각종 혜택과 면책이 의료인에게 집중돼 시민단체의 반대가 거세다. 의협 생각과 달리 한동안 국회에서는 "신기하게 복지위보다 법사위원들이 법 통과를 더 부담스러워 한다. 시민단체에 공격받기 좋은 법안이어서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돌았다.
지난해 의료계에는 세대론이라는 특이한 대결구도가 제시됐다. 이 카드를 들고 나온 곳은 젊은 의사조직을 표방한 전국의사총연합이었다. 경만호 회장이 전의총과의 갈등 국면에서 거취를 생각할 정도였음을 고려하면, 전의총은 일정 부문 파괴력을 과시했다. 물론 전의총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전의총이 세대론 카드를 제시한 것은 이른바 젊은 의(醫)심을 잡겠다는 전략이 주요하지만, 전략 자체가 먹혀들어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의협을 반대하는 조직은 많았지만, 이처럼 물리적 행동에 나선 사례는 매우 드물다. 그만큼 젊은 의사들의 불만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는 경 회장이 '회원과의 대화'에서도 절실히 느낀 사안이다.
총액계약제와 성분명처방에 대해선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틈틈히 파업을 거론하는 등 정부 측에 "애초에 협상은 없다"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이들 제도가 논의되는 것 자체가 집행부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의협 집행부는 올해 상반기 2년간 추진한 정책 성과물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내놓을 선물보따리가 얼마나 클 것인지 의료계의 시선은 집중되고 있다. 물론 의료계가 이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원점에서 다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전해 배제할 수 없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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