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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마니아 원장님 "이래서 살맛 나요"
[ 2011년 01월 03일 13시 26분 ]
#. 방금 태어난 아기 태명이 ‘귀똥’ 이라네요. 간호사들이 태명을 불러주면 잘 울지 않거든요. 아기 아빠에게 귀똥이 무슨 뜻이냐 물으니, ‘귀여운 똥 강아지’ 라네요. 간호사들이 귀똥아, 귀똥아, 그러고 있네요.ㅎㅎ….
#. 일요일 오전진료-상처소독 위해 입원환자들만 부름. 분만 잘한 산모는 개선장군 같은 승리의 기쁨이, 근종 수술한 분들은 가로막힌 큰 산을 넘은 듯한 안도감이 얼굴에 묻어나네요. 다들 즐거운 표정들…(후략)
생명의 탄생이라는 경이로운 경험과 연결돼 있어서일까. 저출산 시대에 직격탄을 맞았을지언정 산부인과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은 꾸준한 편이다. 이를 반영하듯 드라마, 영화 등 방송에서 산부인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콘셉트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드라마틱하게 이야기를 구상해도 실제 산부인과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현장의 소리보단 못하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삼성미래산부인과 조준형 원장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남기는 짤막한 ‘트윗’ 글을 보다보면 이러한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조준형 원장은 올해 초 트위터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1만5000명에 육박하는 이용자(팔로어)들과 소통하고 있다. 처음 동료의사의 권유로 트위터를 시작한 그는 점차 140자로 이뤄진 짧은 글 안에 산부인과 의사로 사는 보람과 삶의 재미를 녹여내는 데 맛을 들이기 시작했다.
“‘선팔’(먼저 트친(트위터 친구)을 신청하는 것) 위주로 활동했더니 교류하는 이들이 금세 늘었어요. 7개월째에 1만명을 돌파했을 정도니까. 산부의과 의사다보니 트위터를 통해 여성분들과 친해지고 싶었던 마음도 있고…(웃음).”
현재 국내에서 산부인과 복강경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개원의사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조 원장은 날마다 빡빡한 수술일정을 소화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궁근종 난소종양 제거수술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인정받는 그의 집도 건수는 연간 500건을 훌쩍 넘는다.
수술 짬짬이 10분 안팎의 시간이 주어지면 어김없이 휴대폰을 꺼내 트위터를 시작한다는 조 원장. 그는 “중독기가 있는지 하루 5번 이상 수시로 반응을 확인하고 진료 현장에서 있었던 흥미로운 사건들을 글로 남기게 된다”며 익숙한 동작으로 트위터에 접속했다.
“동네 에어로빅 교실, 유일한 청일점으로 인기 만점”
조준형 원장이 트위터에 남기는 글을 유심히 보다 보면 산부인과 관련 뿐 아니라 상당히 다채로운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 4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다는 에어로빅에 관한 일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피씩 웃음이 새어나오게 한다.
#. 에어로빅을 야외에서 실내로 들어가서 하게 됐는데 문제점이 생겼어요. 같이 하시던 할아버지 서너분이 아무도 안 나와 여성분 50분에 나 혼자 남자. 이를 어쩌종? 오늘 조금 뻘쭘했거든요. 제가 있어 50명이 불편할까요? 남자 한명 있음 아무래도. 그래도 해야겠죠?
아직까지 남자는 헬스클럽을 기웃거리는 게 익숙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코믹하게 비춰지는 에피소드이지만, 하루에도 서너 건씩 복강경 수술을 소화해야 하는 조 원장은 수술 후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가장 좋은 운동으로 에어로빅을 선택했다고 한다.
“에어로빅을 하기 전까지는 수술하면 어깨가 많이 아팠는데, 지금은 거뜬해졌어요. 시작하고 2년 동안은 직업을 얘기 안 했습니다. 알고 나서는 부인과 질환에 대해 궁금한 것도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덕분에 동네 아주머니들과 할머니들로부터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죠.”
에어로빅과 더불어 주말을 이용해 참가하는 살사동호회도 그의 바쁜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평일 중 3일은 에어로빅 교실에서 활발히 몸을 움직이고, 금·토요일은 신나는 살사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다보면 피로도 풀리고 더욱 건강해진 느낌이 든다고.
매일 아침 4시 30분이면 눈을 뜨는 조 원장은 마음을 살찌우는 독서에도 일정한 시간을 할애한다. 그는 “원래 1년에 70~100권 정도 책을 읽는데, 올해 트위터를 시작하고 나서는 지금껏 겨우 54권을 읽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개원 후 꾸준한 성장…수술예약 2011년 3월까지 꽉 차
훤칠한 키와 건장한 체격을 갖췄지만 곱상한 외모에 어딘가 나긋나긋한(?) 말투를 가진 조준형 원장. 여자 환자를 대하고 고민을 나누는 일에 한 번도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없다는 그는 “나는 천생 산부인과 의사”라며 산부인과에 대한 애정을 담뿍 나타냈다.
“동료의사들이 제가 환자와 얘기하고 있는 걸 보면 꼭 미팅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그래요. 여자 상대하는 일이 잘 맞아서 그런지 늘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니까. 치료효과가 바로바로 나타나는 산부인과 특성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요.”
산부인과 사정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개원한지 6년이 가까워 오는 동안 단 한 번도 환자가 끊긴 적이 없다”고 조 원장은 자신했다. 자궁근종 제거수술 특화로 지방은 물론 국외에서도 환자가 몰리는 추세라는 전언. 2011년 3월까지 꽉 차 있는 그의 수술일정이 이를 대변한다. 유수 대학병원 간호사와 여의사가 입소문을 듣고 부천까지 찾아와 그에게 수술을 요청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이제 40대 중반에 다다른 원장이 아직도 직접 당직을 서야하는 여건과 산부인과 동료의사들이 피부미용, 성형 등 다른 길로 진로를 모색하는 게 익숙한 풍경은 산부인과가 처한 씁쓸한 현실이다.
“병원을 좀 더 키워서 후배 산부인과 의사들이 제 수술법을 많이 배웠으면 하는 바람도 있는데, 상황이 어디 그런가요. 저는 수술을 많이 해서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는 편이지만 조금만 떨어져도 버티기 힘들 겁니다.”
수술이 잘돼 환자들이 고맙다고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조준형 원장은 “돈에 얽매이지 않고 봉사하듯 일하는 삶을 꿈꾼다. 요즘에는 트위터를 통해 정보를 얻어 찾아오는 환자도 조금씩 생기고 있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며 활짝 웃었다.
조준형 원장이 걸어온 길
성균관의대 산부인과학교실 교수
삼성제일병원 산부인과 복강경 수술센터 과장
삼성제일병원 복강경 수술 지도 교수(teaching staff)
세계적 복강경수술 권위자인 Thomas Jefferson병원, 폴리 교수 사사
現 삼성미래산부인과 원장
2007년 의료인 부문 ‘장한 한국인상’
2010년 한국 현대 인물 33인 선정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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