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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제약사에서 임원으로 살아남는 법
[ 2011년 01월 03일 13시 37분 ]
군대에서 별이 있다면 일반 사기업에서는 임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외국계제약사에서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필수라는 영어. 외자사 특성상 업무에서의 영어 비중은 절대적. 그만큼 ‘영어’는 일상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젊은 사원들에 비해 배가 많은 직원들의 경우 의외로 영어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는 이가 적지 않다. 영업전선에서 뛰다가 내근직 임원이 된 경우에는 더더욱 공포가 심하다. 뿐만 아니다. 또한 최근 MBA 과정을 이수한 사원에 대해 우대하는 분위기에 따라 이를 준비하는 사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남보다 앞서기 위해 이른 새벽 강남의 영어 학원가에 출근 도장을 찍고 국내외 MBA 과정을 준비하는 등 외자사 직원들의 임원을 향한 열정에 대해 알아본다.
●영어·경영능력, 임원 승진 유리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다국적기업의 임원이나 최고경영자(CEO)가 되기 위해서는 수준급 영어실력과 함께 경영이나 경제 전공을 해야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헤드헌팅 업체가 국내 및 다국적기업 CEO 및 임원급 등 핵심인재 218명의 이력 데이터를 토대로 ‘어떤 자격을 갖춘 인재들이 기업의 CEO 및 임원의 자리에 오르는가’를 분석한 결과, 평균연령은 48.7세, 학사 50.5%(110명), 석사 37.6%(82명), 박사학위 소지자도 11.9%(26명)나 됐다.
특히 AICPA(미국공인회계사협회) 자격증을 비롯한 특정 자격증 소지자는 3.7%에 불과한데 반해 어학능력은 84%가 수준급 이상의 영어실력을 갖췄다. CEO 및 임원급의 전공이 자신이 재직하는 기업의 비즈니스분야와 일치하는 비율이 36.7%(80명)에 그친 데 반면 경영 및 경제 전공자들은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전체 대상자중 26.6%(58명)가 MBA를 취득했다. 34명은 국내에서 MBA를 취득했고 24명은 해외유학파였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학부 전공과는 달리 직장생활 후 경영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경우였다.
국내에 진출한 한 외자사 임원 역시 “물론 제약사라는 특수성에 따라 약사나 의사 출신이면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외자사는 높은 언어능력과 MBA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빠른 승진을 가능하게 한다”고 귀뜸했다. 외국계 회사에서는 특정 자격증 보다 영어와 MBA 자격이 임원에 올라가기 위한 필수 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무한경쟁을 뚫고 기업의 별이라는 임원이 된다고 해도 그 이름이 영원하지 않다. 임원은 한 기업의 최고 결정권자들 가운데 한명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막중하다. 책임감만큼이나 회사가 임원에게 요구하는 것은 다양하다.
독일계 외자사의 한 임원은 “중간관리자에게 전문성이 요구된다면 임원에게 요구되는 것은 다양한 것들에 대한 복잡적 전문성”이라며 “이러한 점을 갖추지 못할 경우 도태되기 때문에 임원이 된 후에도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외자사 임원들 가운데 국내사 출신으로 스카웃되거나 영업직을 거쳐 진급한 경우 가장 시급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영어.
해외유학을 통해 외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MBA 출신들의 경우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이들 영업직이나 국내사 출신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것은 바로 본사와의 소통을 위한 언어 문제다. 이들은 자신의 부족한 영어 능력을 보충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학원을 다니며 회화습득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임원 “영원한 이름 아니다”
실제로 A사의 임원은 “국내사에서 넘어온 나같은 경우 다른 것보다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영어학원 새벽반에 다니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다른 회사의 임원은 “물론 대화능력도 중요하지만 이는 대충 눈치를 동원할 경우 소통이 된다”며 “회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할 경우나 본사 임원에게 보고를 할 경우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원이 된 후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외자사 임원에게 요구되는 것들 한가지는 글로벌 비즈니스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사고와 에티켓. 해외 유학파가 아닌 이상 사고방식의 전환은 가장 어려운 점 가운데 하나다.
사고방식이란 가정과 학교 등 자라면서 보고 듣고 느낀 모든 의식을 포괄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바뀌기 어렵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사고와 경험이 가능한 가정ㆍ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이유에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임원들이 가장 노력하는 점은 사원들과의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는 것이다. 각 계층의 다양한 사람을 접해 고정된 사고방식의 전환을 꾀하기 위한 방편이다.
미국계 외자사의 한 임원은 “지금이야 순환근무나 지원을 통한 해외근무 등 외국에서 일할 기회가 많지만 우리가 젊을 때에는 이런 기회가 상당히 적었다”며 “조금이라도 해외에서 근무를 해본 직원과 안해본 직원의 안목과 업무 방식에는 큰 차이를 보인다”고 자평했다. 이어 그는 “임원이 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이를 유지하고 앞으로 더욱 나아가기 위해서는 또 다른 자기계발이 필수다”며 “임원이 된다고 만족해서는 그 자리를 유지하기도 벅찰 것”이라고 충고했다.
●중간관리자 고뇌, 영어와 실무 능력
2000년대 이후 외자사에 입사하는 직원들의 경우 영어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입사 자체에서 영어실력이 떨어지는 지원자들은 이미 걸러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내 동호회나 스터디 그룹을 결성해 감각을 유지하는 선에서 그친다.
젊은 나이에 맞는 동호회를 통해 취미 생활을 공유하면서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영어 구사자들과 영어 대화를 진행, 취미와 실력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이다. 이들은 영어의 경우 다양한 해외 유학 경험과 어학연수 등을 통해 이미 현지인에는 못미치지만 의사소통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는 수준에 올라서 있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들여 영어를 공부하기보다는 여가 생활과 또다른 경력 쌓기에 몰두하는 것이다.
특히 이들이 고민하는 점은 MBA 과정의 수료에 있다. 최근 임원들이나 CEO들을 살펴보면 MBA에 과정을 취득한 이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일정 경력을 쌓은 후 자신의 여건에 따라 해외나 국내에서 MBA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한 외자사 대리는 “처음 입사할 때는 승진이나 임원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고 회사에 적응하게 되면서 임원 승진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고 전했다. 즉, 임원승진을 위한 자신의 경력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필요를 느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MBA과정과 국내 일반대학원을 두고 고민 중에 있다”며 “하지만 회사 임원들을 보면 일반대학원 보다 MBA 과정을 수료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쪽으로 끌린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영업직을 경험해봐야 승진에 유리하다는 제약사 특성상 영업활동을 수년간 체험한 뒤 MBA 또는 일반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학위를 취득한 이후에 다시 취업을 해도 승진에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는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러한 2000년대 이후 입사자들과 달리 2000년대 이전 입사자들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영어다. 외자사 특성상 업무의 대부분이 영어로 이뤄지기 때문에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라도 영어 능력 배양은 필수 조건. 이들은 대부분 중간관리자급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영어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다.
또한 중간관리자 특성상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영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계층이다. 이들은 영어 능력을 키우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영어학원과 인터넷 강의 수강등을 마다하지 않는다.
●신입·대리급, 영어 보다는 경력 쌓기
한 외자사 관계자는 “중간관리자는 회사에서의 요구치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특히 영어는 기본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 직원들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 제품을 담당하는 경우에는 이 같은 스트레스가 더욱 심하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한 제품을 담당하게 되면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 기회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며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라도 영어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외국계회사가 원하는 ‘스마트한’ 글로벌 인재는 흔히 생각하는 영어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 의견과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글로벌 마인드가 절실하다.
또한 이들 중간관리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 영어를 기본으로 갖췄다면 승진을 위해서는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어느 정도냐가 중요하다. 이 같은 이유로 중간관리자급은 영어 공부와 함께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배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중간관리자는 “영어 공부하랴,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랴, 정말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간다”며 “하지만 여기에서 도태된다면 임원을 단다는 것은 물 건너가기 때문에 대부분 이런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재기자 lee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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