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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보훈병원 직원 6년간 '32억' 빼돌려
[ 2011년 01월 12일 06시 04분 ]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대구보훈병원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6년간 30억원이 넘는 돈을 빼돌린 40대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보훈병원의 허술한 행정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번에 구속된 김모(40)씨는 대구보훈병원에서 2005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남의 명의로 허위 서류를 꾸며 진료비를 청구하는 수법으로 무려 32억3천여만원이나 챙겼다.

김씨는 보훈병원에서 이뤄지는 전문위탁진료비 지급 제도를 악용했다.

보훈병원은 국가유공자 등 국가보훈 대상자들의 진료비를 면제 또는 감면해주고 있는데 경미한 질환은 보훈병원에서 진료해주지만 암 등 중증 질환은 환자가 다른 위탁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금액을 청구하면 돈을 내준다.

김씨는 바로 이 위탁진료비 지급 업무를 담당한 직원이었다.

환자들이 위탁진료비를 청구하면 보훈병원이 적격 여부를 심사하지만 그 이후 대금 지급 땐 별다른 확인 절차가 없다는 점을 이용, 건설업을 하던 자신의 친구 박모(40)씨와 짜고 공금 빼돌리기 작업에 들어갔다.

박씨는 주로 돈을 빼돌리거나 허위 진료 서류를 꾸미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차명 계좌를 모집하는 일을 했고 김씨는 박씨가 남의 명의를 빌려 오면 이를 이용해 대금 지급 서류 사이에 허위 환자 1~2명의 이름과 계좌를 끼워넣는 수법으로 돈을 청구해 챙겼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이 6년간 86차례에 걸쳐 범행을 했는데도 대구보훈병원은 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김씨가 부서를 바꾼 뒤 상부에서 대구보훈병원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동일인이 일정금액을 여러 번 타낸 것이 확인돼 병원측은 뒤늦게 경찰에 김씨를 고소했다.

이에 대해 대구보훈병원 원무과 측은 "작년까진 위탁진료비 지급 업무를 한 달치를 모아 한꺼번에 처리하다 보니 건수가 무려 1천여건에 이르러 일일이 지급내역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올해부터는 위탁진료비 지급 신청내역을 매일 올려 결제가 이뤄지도록 체계를 바꿨다"고 해명했다.

대구보훈병원은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자체적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직원들의 관리감독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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