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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탄의 10년…“두 번 속는 심정으로!”
[ 2011년 01월 20일 21시 46분 ]
병협이 한번 더 의협을 믿어 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위상이나 규모 면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는 만큼 예전처럼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대한병원협회에게 대한의사협회는 애증의 대상이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원내약국 폐지’라는 아픔을 제공한 장본인이 바로 의사협회이기 때문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아군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병원협회는 통탄의 심정으로 지난 10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실제 ‘의약분업’이란 단어가 나올 때마다 ‘의사협회’를 지목하며 ‘원내약국 폐지의 원흉’이라고 핏대를 세우던 병원장들이 부지기 수였다.

그러던 병협이 의협과 손을 맞잡기로 했다. 그것도 애증의 시발점 이었던 의약분업 재평가를 위해서다.

병협은 20일 열린 상임이사 및 시도병원협회 합동회의에서 의협이 제안한 의약분업 재평가를 촉구하기 위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의결했다.

의약분업 실시 10년을 맞아 환자 및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약분업 재평가 분위기 조성 필요성에 공감한다는게 이유였다.

병협은 앞으로 포스터 제작 배포, 뱃지(리본) 달기, 1000만명 서명 운동 등 의협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적극적인 동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이번 공조 결정에 대해 병협이 의협에 대한 앙금에 연연하기 보다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병협은 그동안 의약분업의 폐해로 ‘원내약국 폐지’를 지목하며 기관분업이 아닌 직능분업 실시를 끊임없이 주장해 왔다.

이러한 병협의 행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던 의협이 전향적 의사를 전해 옴에 따라 의약분업 재평가 사업 공조를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병협 고위 관계자는 “의약분업 재평가에는 원내약국에 대한 부분이 분명 포함될 것”이라며 “이제와서 의협이 이를 반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병협의 이번 결정에는 의약분업 당시와는 현격히 달라진 위상도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동안 병협은 총 진료비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정부의 건강보험정책 파트너로 급부상했다.

상대적으로 의료계 대표단체였던 의협은 수가협상 등의 과정을 거치며 ‘개원가 단체’라는 비난과 함께 그 위상이 상당히 줄어든 모습이다.

때문에 병협은 예전과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의약분업 재평가에서 확실한 실익을 거두겠다는 의지다.

병협 관계자는 “의약분업 당시처럼 뒤통수 맞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불편부당한 의약분업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지난해 의약분업 10년을 맞아 재평가 촉구를 위한 TFT를 꾸리고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해 왔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 동참을 요청하는 한편 의료계 양대 단체인 병협에도 일찍이 사업 참여를 제안한 바 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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