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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의 또 다른 영웅 정재호 군의관
[ 2011년 01월 24일 14시 30분 ]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상태에서도 기지를 발휘, 선원들의 생명을 살린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7세) 선장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석 선장 외에도 아덴만 여명 작전에 숨은 공로자가 밝혀져 또 다른 관심을 모은다.

주인공은 바로 청해부대 소속 군의관 정재호(28세) 중위.[사진]

해적에게 납치된 상황에서 석해균 선장은 삼호 쥬얼리호 안에서 선원들의 안전을 책임졌고, 청해부대 소속 정재호 중위는 배에서 내린 석 선장의 생명을 책임졌다.

그는 지난 21일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이 벌어진 인도양 해상에서 오만 살랄라 술탄 카부스 병원까지 약 5시간 동안 헬기에서 총상을 입은 석 선장의 응급조치를 맡았다. 총상 환자를 치료한 적 없는 정 중위가 군의관으로서 기지를 발휘해 석 선장의 응급 처치를 했던 것이다.

정 중위는 석 선장이 병원에 도착한 후에도 다음 날 오전까지 그의 곁을 지키며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등 의사로서 책임을 다했다.

정 중위는 “병원 근무 때 많은 환자를 봤다. 하지만 총상 환자를 직접 치료하지는 않았다”면서 “청해부대 전문 군의관 지시에 따라 응급처치를 마치고 석 선장님을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 22일 오후 3시경, 정 중위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진 석 선장을 치료하던 현지 의료인이 급하게 한국 외교통상부 소속 양제현 서기관을 찾아왔다.

현지 의료인은 양 서기관에게 “입원한 석 선장의 혈소판 수치가 줄어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국인의 혈소판을 수혈하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병원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정재호 중위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망설임없이 달려와 헌혈 공여자로 나섰다. 의료지원 임무를 위해 한국에서 오만으로 파견된 장병 2명도 정 중위 행동을 보고 헌혈에 동참했다. 이들은 각 500cc씩 헌혈했고 덕분에 석 선장은 위험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정 중위는 “군의관이라면 누구나 했을 일을 했다”면서 “하루빨리 선장님이 완쾌돼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뉴스를 보던 그의 가족은 최영함 소속 군의관이 석 선장을 응급진료를 했다는 보도를 보고도 최영함 소속 군의관이 여러명 있기 때문에 아들의 얘기인 줄 몰랐다고 한다.

이후 정 중위 가족은 언론을 통해 아들의 활약을 알게 됐다. 정재호 중위 부친 정범섭(68세)씨는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 같지만 재호는 평소에도 통솔력이 강한 성격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아들의 성격을 아니까 언론을 통해 소식을 듣고도 놀랍지 않았다”면서 “부모로서 자랑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중위는 고려대 의대 재학 중 학생회장을 맡았고 서울역 노숙자 무료진료 봉사를 하는 등 평소에도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부모로부터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내가 움직일 때 다른 사람도 동시에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는 것이다.

정재호 중위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고대의료원에서 인턴을 마친 뒤, 작년 4월 해군본부 청해부대 군의관으로 부임했다.

한편, 정 중위 헌혈이 발화점이 돼 현재 오만에서는 석 선장을 위한 한국인들의 헌혈이 줄을 잇고 있다. 석 선장이 입원해 있는 오만 살랄라 술탄 카부스 병원 근처 인근에서 고속도로 건설 공사를 하고 있는 (주)삼부토건 직원들과 교민들이 찾아와 동족으로서 진한 민족애를 나누고 있다는 전언이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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