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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 협상에서 의료계가 밀리는 이유?
[ 2011년 01월 31일 03시 00분 ]
매년 되풀이되는 정부와의 각종 협상에서 의료계는 항상 약자에 입장에 머물며 매번 낙제에 가까운 결과를 받아드는 이유는 뭘까?
 
올해도 어김없이 총액계약제를 비롯해 수가협상까지 의사들의 목을 옥죄는 협상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발표된 한 논문이 이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경북대학교 최희경 교수(행정학부)가 보건과 사회과학에 발표한 ‘의료전문직의 이윤추구 동기가 의료재정정책과정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에서 “의사들의 이윤추구 동기가 의료재정정책과정에서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최 교수는 최근 리베이트 문제로 수세에 몰린 의료계의 현 상황을 지적하며 “의료전문단체의 경제적 이해에 대해서는 이상적 규범론과 현실에서의 비난이라는 양 극단만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자유경쟁 시장체제에서 의료기관을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해 의사들은 이윤추구가 필요하지만, 일반국민과 정부 입장에서는 이를 정당하지 않고 비윤리적이라고 바라보는 시선이 맞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저수가 체제 고착의 주요 원인이 됐던 의약분업 도입 이후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논문에 따르면, 의약분업과 수가에 대해 의사와 의료단체가 언론과 인터뷰 내용의 경우 이윤추구를 언급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실제 보건복지부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사결정에서 의사들의 이윤추구를 이야기하는 경우는 적었다.
 
최 교수는 “의약분업과 관련해 여러 주장이 오고간 가운데 이윤추구라는 단일 주제로 한 내용은 전체 32만여건 가운데 5만 2000여건으로 16%로 적지않았다”면서 “의사들의 답변을 보면 전문가로서의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과 의료시장경쟁과 그로 인한 경영난 등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 정책 집행과정에서는 이러한 이윤추구적 성향이 정부측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 내부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사들의 이윤추구와 관련한 내용은 2.2%(11만/52만)에 불과했다.
 
대신에 재정적자로 인한 재정안정화 문제와 정부와 가입자 간의 보험재정 및 정부역할을 두고 주로 논의되면서 의사들이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위기감’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복지부 건강보험심의조정위원회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2002년 심의·의결 기구로 전환될 당시 의사들의 이윤추구 문제는 미미한 수준에서(약 3%) 다뤄졌다.
 
의료계가 생존권을 이야기하며 적절한 보상을 받기 위한 노력들이 정책결정 과정에서 배제됨으로써 저수가 체제가 고착될 수에 없었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정책결정이 임박해지면서 거시적 국가 의료재정 문제나 행정 절차상의 논란, 합의 과정에 도달하기 위한 극히 세부적이고 기술적 논쟁만 있었다”면서 “의료단체의 이윤추구동기가 비공식적 여론의 장에서는 상당히 거론되고 있지만 이것이 실제 의료재정 정책과정에서 공식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과 같은 상황 아래에선 의사들의 이윤추구 행위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대의’에 밀려 의사들의 울분은 최종 정책결정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할 것이란 의미여서 의료계가 곱씹어 볼 말이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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