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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대생 새 희망 '의료이민·유학' 늪
[ 2011년 02월 06일 21시 54분 ]
[기획 上]척박한 국내 의료 현실에 비해 의료 환경이 나은 외국으로 진출하려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하지만 고급 정보인 만큼 전문성과 노하우, 정보력 부재인 일부 업체들로부터 피해를 입는 의사ㆍ학생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시장 현황 분석과 함께 해결책은 없는지 데일리메디가 2회에 걸쳐 알아봤다.[편집자주]

“국내에서는 동료 의사들의 가격 덤핑으로 치일대로 치여 외국에서 새로운 생활을 해보려 했다. 하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옆에서 부추기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시도했던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큰 과오였다.”

“국내에서 의과대학을 들어가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었다. 외국 의대 입학 광고를 보고 관심이 생겨 진행하게 됐다. 하지만 나중에 사정을 알고 보니 그곳이 국제 사회에 부실의대로 인식되고 있는 곳이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의사ㆍ학생들의 날개가 꺾이고 있다. 한국에서 습득한 정보와 현지 제도 및 사정 간의 간극이 커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일반 유학이 아닌 특수성을 지닌 의료 분야이기 때문에 그 여파는 더욱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전문성 부족 업체 난립…“돈과 시간 모두 낭비할 수도” 주의

현재 전국에 걸쳐 해외 의료이민 및 외국 의과대학 진학을 도와주는 유학 업체들이 약 20여개가 성행 중이다.

이들은 컨설팅, 청소년수련원 등 다양한 형태로 신고가 돼 있거나 무허가인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외국 의대 입학의 경우 일반 대학보다 절차가 까다롭고 정보 습득이 어려운 탓에 교육까지 맡기게 될 경우 그 준비 비용은 천정부지로 솟는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준비를 위해서는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학업체 측은 “정해진 기준 같은 것이 없는 실정이다”면서 “물질적인 부분을 떠나서라도 왜곡된 정보를 습득하게 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시간 낭비를 하게 된다. 의대 교육 기간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고 전했다.

국가별 정보의 방대성과 준비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지만 장밋빛 인생만을 제시할 뿐 실제적인 한계는 배제돼 결과적으로 뒤통수 맞기 일수라는 의견이 많다.

의사라는 직업적 신념과 목표에 대한 뚜렷한 계획 없이 도피성 유학을 떠날 경우 그 위험도는 보다 커진다는 판단이다.

자녀의 외국 의과대학 진학을 준비했다는 학부모는 “예전에 유럽에 있는 대학 의대를 생각했다가 포기했다”면서 “명문대학을 나와도 진로가 불투명하기 때문이었다. 국적문제를 포함해 현지에 정착하는 과정이 정말 어렵다. 다른 나라로의 진출 역시 어불성설”이라고 사정을 토로했다.

실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도 있지만 선진국과 후진국, 또 각 의과대학 별 이해관계가 복잡한 상황에서 현지 정착과 국내 복귀는 생각보다 더욱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USMLE로부터 시작된 꿈…중도포기자 많아

의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의사들의 경우 의대생 시절부터 미국의사국가시험인 USMLE을 준비하고 이를 위해 공중보건의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으며 선진국에서의 의료이민을 꿈꾸는 이들이 부쩍 많아져 시장에 대한 수요는 충분한 상황이다.

일부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선발 과정에 USMLE 합격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실제로 해외 의료이민 및 취업을 원하는 경우도 있어 수 년 전부터 시작된 높은 관심도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USMLE에서부터 시작된 외국 의사 생활의 길은 일본 JMLE, 영국 Plab Test, 호주 AMC Exam 등 다양한 선진국의 의사국가시험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시장 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본다. 국내 의료 사정이 좋지 않고 국내에서 잘된 경우에도 해외 진출을 위해 이를 준비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과장 광고와 잘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 역시 그만큼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어에서부터 시작해 국가별 문제 유형, 합격 후 수련 과정 등 절차가 복잡ㆍ다양하기 때문에 도전자는 많지만 합격에서 취업 비자 발급, 현지 병원 수련 및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일본으로의 의료이민을 꿈꾸는 한 의사는 “의대생과 공중보건의사, 일반 개원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의사들이 외국 의사국시를 준비하고 있다. 주변에도 더러 있는 편”이라면서 “관련 강의도 수강했지만 합격한다 해도 사실 피부과나 성형외과 쪽 전문의를 딸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막연한 마음이 먼저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합격 후의 수련 과정 등 현지 사정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행 업체들 역시 시험 준비와 합격만을 강조할 뿐 그 이후의 절차와 결과는 스스로의 몫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의료이민을 떠나 개원하더라도 의료사고나 소송 등에 휘말리게 될 경우 외국인이라는 약자의 입장에서 구제 방법 역시 찾기 힘들어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의사는 “준비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현실이 어떠한지 머리로는 알지만 막상 시험 준비에 돈과 시간을 할애한 것을 생각하면 또 달라진다”며 “극소수겠지만 일종의 늪에 빠지다보니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자리를 못 잡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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