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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도 피해갈 수 없는 '족보' 유혹
[ 2011년 02월 15일 21시 48분 ]
오랜 수련기간의 마침표를 찍는데 따른 부담감이 큰 탓일까.

올해 전문의 자격시험을 치른 전공의 가운데 상당수는 족보를 활용했던 것은 물론, 후배들을 위한 족보 제작에도 적극 나섰다는 후문이다.

각 병원별 또는 해당과 전공의 모임을 주축으로 미리 정해진 수험번호에 따라 끝자리 숫자가 같은 문제를 시험 후 복원하는 방식으로 족보를 완성한 것이다.

예를 들면 수험번호 134번일 경우 34번 문제에서부터 100번 단위로 134번, 234번 등의 문제를 외워오는 식이다.

실제로 A과 전공의들의 경우 족보편집에 해당과를 수련한 전국의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문제복원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과 전공의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족보 편집 참여 대상 병원을 전국 수련 병원으로 규정해뒀다.

특히 할당을 맡은 병원에서 복원 참여율이 밑돌 경우 해당 병원은 다음해 전공의들이 만든 족보를 배분하는 데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A과 전공의들은 “참여율이 낮아 양질의 족보가 만들기 힘들어 이런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양해를 부탁했다.

이와 관련, 전공의들은 족보 자체를 문제시 삼기보다 열악한 수련환경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병원들이 전공의 4년차 여름 즈음에 접어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전문의 자격시험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전문의 시험에서 발생한 소청과 전공의들의 대거 탈락 사태에서 비춰봤을 때 들쭉날쭉한 시험 난이도 또한 문제라고 한 목소리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수도권 한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일부 전공의는 마지막 연차까지도 근무에 쫓겨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수련기간 중 몸에 밴 내용이라도 시험을 위한 준비가 필요한 만큼 족보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당연히 족보에만 기대 시험을 치르는 전공의는 없다. 시험 난이도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하나의 기준점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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