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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에 나타나지 않는 박카스·까스명수
[ 2011년 07월 21일 21시 47분 ]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와 관련, 대한약사회에 이어 야당, 의료계, 시민들까지 보건당국을 향한 '졸속 처리' 비난 화살을 쏟아내고 있다.

'박카스, '안티푸라민', '까스명수' 등 의약외품의 수퍼 판매가 시작됐지만 제약회사들은 "물량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제품 공급에 난색을 표명, 소비자들이 동네 점포에서 이들 제품을 구입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사정을 살피지 않은데다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정부가 성과내기에 급급, 밀어붙이기식으로 정책을 시행한 데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를 위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액상소화제ㆍ정장제ㆍ외용제 등 48개 일반약을 수퍼나 편의점,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서도 판매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수퍼 등에서 이들 제품이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복지부는 "유통제조처 간의 거래, 상품코드 등록, 배송 등 준비절차에 1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며 "내주 중에는 슈퍼나 편의점에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사정은 다르다. 제약사들은 선뜻 수퍼에 의약품을 내놓치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으며, 도매업체에서도 공식적인 거래를 하기에 부담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제약은 "연간 생산량이 3억6000만병이고 지난해 3억5000만병이 팔렸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약국 외 판매 물량을 공급할 여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도매업체에서도 "제약사가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매가 선뜻 나서기는 더욱 힘들다"며 "이를 무시하고 공급을 강행할 경우, 첫 타깃으로 거래단절 등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 같은 업계 반응을 사전 인지한 복지부는 고시발표 직전 제약회사들과 실무자 간담회를 열고 "의약외품 전환은 제약사 의지가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피서지에서 상비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우려는 현실이 됐다.

상황이 이쯤되자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국민들 요구가 워낙 크기 때문에 지금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조금 주저할 수 있어도 제약회사들이 국민 요구를 외면하거나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곧 달라질 것"이라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는 "안전성이 중요한 의약품은 정부 책임 아래 관리되는 것이 당연함에도 마치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듯 졸속으로 강행 처리됐다"면서 "법 적용 유예라는 편법까지 약속하면서 일방적으로 업체들에게 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에서는 복지부의 속전속결 고시 추진에 문제를 제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주승용 의원(민주당)은 "9월 약사법 개정을 하겠다고 던져놓고 느닷없이 진행, 제약업계는 이런 상황이 유리한지 불리한지도 전혀 모를 정도로 모든 게 빠르게 전개됐다"면서 "오락가락 행정으로 국민 혼란을 초래한 복지부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의료계 한 인사는 "국민 편의를 위해 안전성이 보장된 구급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합의없는 복지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이 결국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난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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