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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의사 역할
[ 2011년 07월 19일 21시 50분 ]
자살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면서 의사 등 전문가의 주도적인 참여와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우울증이나 조울증 환자를 상담하는 신경정신과의 현실적인 수가 문제도 거론됐다.

대한의사협회와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지난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 공동 개최한 '자살은 병원가?'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사회적 관심과 전문가 교육을 통해 자살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자살을 실행하거나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자군 대다수가 의료기관을 찾는다는 점에서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개원의 또는 봉직의사의 역할에 주목했다.

백종우 경희의대 정신과 교수는 '자살예방과 의료인의 역할'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자살은 치료 여부에 따라 예방이 가능하며 의사와 간호사의 역할모델을 생각해야 한다"며 "현재 일차의료기관에서 우울증을 평가하고 자살에 대해 상담할 시간이 없다. 이런 역할을 담당할 의사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백종우 교수는 "자살에 대한 선의를 가진 전문가들이 인지하도록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병원과 지역사회를 통합해 연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예산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살 위험성이 높은 환자를 5시간가량 상담했지만 관련 수가가 2만5000원에 불과했다며 저수가 문제를 예로 들기도 했다.

염선영 미국 정신과 전문의는 "자살을 이벤트성으로 측정하긴 어려워도 많은 부분을 치료할 수 있다"며 "의료인과 가족, 사회가 협력한다면 위험 요소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유진 가천의대 정신과 교수는 대한의사협회에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자살을 선별하고 진료할 수 있는 예방교육 시스템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정부기관에 요청한다. 자살 시도자가 병원 응급실에 왔을 때 의료진이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다"며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제도적인 예산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개원의사와 봉직의 13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예로 들면서 "의료인 역시 자살에 대한 편견이 높으며 자살예방교육이 필요하다"며 "자실 시도자가 병원을 찾을 때 잘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사후관리에 대해서도 시스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준필 아주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자살 시도자가 와도 의료계에서 취할 액션이 없다. 앞으로 잘 계획된 정신병리학적인 연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정부 차원의 관심을 촉구했다.

조 교수는 "자살률은 급증하지만 교통사고 사망률은 크게 줄었다. 교통사고 관련 예산의 1/10만 투자해도 자살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영권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상담학과 교수는 현실적인 (진료)수가 인상과 함께 의과대학 커리큘럼에 상담에 관한 과목을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장익경 한국경제TV 의학전문기자는 자살에 관한 미디어의 선정적 보도를 전문가들이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지적에 위환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서기관은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세계적으로 높지만 정부가 법도 만들고 나름 준비를 해오고 있다"며 "올해 범정부 차원에서 계획을 만들고 부처별로 역할을 분담할 것이다. 고위험군을 관리하고 자살예방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 서기관은 그러나 자살 시도자의 병원 응급실 방문 시 의사의 판단에 따라 환자의 행동을 제약하는 방안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려되는 것은 낙인효과이다. 만약 해당 환자를 정신중중으로 분류해 등록한다면 죽음을 택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위험성과 대안을 (전문가들이)알려주면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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