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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삼인성호(三人成虎)(보완)
[ 2011년 07월 18일 11시 00분 ]
믿음ㆍ소망ㆍ사랑. 피와 땀과 눈물. 국민의ㆍ국민에 의한ㆍ국민을 위한 정치. 좋은놈ㆍ나쁜놈ㆍ이상한놈.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들 중에는 유난히 세 개의 단어를 조합한 것들이 많다. 적지도 많지도 않은 세 단어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는 것은 효과적인 소통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

운전을 하면서 접하는 신호등도 3색이고, 소설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목소리도 1인칭, 2인칭, 3인칭으로 구분된다.

인간은 3이라는 숫자를 작은 사회로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은 단수이자 ‘개인’, 2는 가장 작은 복수이자 ‘작은 집단’, 3은 어느 정도 갖춰진 수 이자 개인도 작은 집단도 아닌 ‘집단 혹은 사회’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지나가던 한 사람이 하늘을 보고 서 있으면 모두 지나치지만 거기에 둘이 더 가세해 셋이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면 사람들은 하늘에 뭐가 있는지 한 번 쯤 보게 된단다.

그런데 이 3이라는 숫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가르침도 있다.

춘추전국시대 위나라는 강대국 조나라에게 태자를 인질로 보내야 했다. 이 때 태자를 수행할 인물로 방총이라는 신하가 뽑혔다. 방총은 떠나기 앞서 혜왕에게 “누군가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말하면 왕은 믿으시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왕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방총이 “그럼 두 사람이 와서 말하면 믿으시겠습니까?” 라고 묻자 왕은 역시 아니라고 답했다. 방총이 다시 “그럼 셋이 와서 말하면 어떻시겠습니까?”하고 묻자 왕은 “그땐 믿을 것이오”라고 답했다.

방총은 “셋이 모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라면서 자신이 떠난 후 자신과 관련된 터무니없는 비방이 넘쳐날테니 절대 그 말에 흔들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셋이 만들어낸 호랑이의 힘은 무서웠다. 조나라에 끌려간 태자는 몇 년 뒤 풀려났지만 왕의 의심을 받은 방총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만들어진 계기다.

여러 사람이 말한다고 해서 무조건 믿고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 담겨 있다. 물론 셋의 거짓말을 지식과 지혜로 무장해 반박해내면 그만이다. 그러나 가끔은 반박할 수 도 없는 주장들이 공고화 되면서 진실공방에 이뤄지기도 한다.

그런데 대게 이런 경우 호랑이를 만들어낸 셋의 힘의 더 크기 마련이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부분은 마로 여기에 있다.

반증할 수 없다고 해서, 반박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들의 의견과 주장이 진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 셋의 주장을 의심하고 비난하는 것까지 용납할 수 없다고 무시해버린다면 그것은 오만과 불과하다.

최근 심장수술법을 둘러싼 논란이 수술법 평가관리위원회 구성 논란으로 옮겨 붙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술자는 평가관리위원회 아홉 명 중 세 명의 중립성을 문제 삼으며 교체를 요구했지만 이 의견은 타당하지 못하다며 묵살 당했다.

시술자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의견을 냄과 동시에 최악의 경우 신의료기술 신청 자체를 포기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셋이 모이면 호랑이도 만든다는데,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목된 이 셋이 어떤 결과물을 낼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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