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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전문성 절실한 혈액관리"
[ 2011년 07월 12일 22시 13분 ]
대한적십자사의 혈액관리 전문성 결여문제가 지적되면서 국립혈액관리원(가칭) 설립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른 가운데 관련 학회들이 혈액관리업무에 있어 전문가 역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혈액제제 제조ㆍ보존방법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문제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선제적 노력 없이는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적십자사가 주도하고 있는 혈액관리 사업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학회는 대한수혈학회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수혈학회는 헌혈에서 수혈에 이르는 혈액관리 업무의 전 과정에 대한 연구ㆍ교육ㆍ훈련을 주도하고 있으며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이 과정에 전문가 집단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두 학회는 지난 11일 적십사사로부터 혈액사업을 분리해 국가주도 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국립혈액관리원 설립을 제안하고 4개항에 걸쳐 정부와 적십자사의 해명을 요구했다.

혈액관리와 관련해 적십자사가 보여준 일련의 정책들이 안선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어 전문가 집단으로서 더 이상 문제를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1일에 이어 12일에도 두 학회는 “혈액관리사업은 엄연한 의료영역이며 신뢰가 무너질 경우 혈액부족이라는 더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적십자사를 향해 겨눈 창을 더 날카롭게 했다.

혈액은 의약품의 일종이지만 일반의약품과 달리 특수한 관리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게 이들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혈액은 사람에게서 유래하는 의약품으로 눈부신 현대 과학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감염혈액을 100% 찾아낼 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회는 “따라서 건강한 혈액을 얻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의학적, 역학적 지식을 가져야 하는데 적십자사는 전문가의 중요성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벌어진 충북대센터 헌혈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이뤄진 의무직 문책성 인사가 이런 적십자의 태도를 잘 반영한다는 게 학회의 입장이다.

건강한 혈액을 얻었더라도 이를 보존ㆍ유통ㆍ수혈하는 과정에서 최적의 조건을 찾기 위한 전문가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혈액 자체가 살아있는 세포기 때문에 적혈구, 혈소판, 혈장으로 분리된 혈액제제는 특수 관리가 필수적이다. 몇 년씩 보관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과는 관리 방법 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혈액제제 중 혈소판은 유통기한이 5일에 불과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균감염에 더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것이 의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적십자사는 최근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혈소판 세균감염 검사 시행 계획마저 백지화 했다.

학회는 “의학기술의 발달 동향을 민감하게 따라가야 하는 혈액관리에서 사업 주체인 적십자는 이런 전문성을 도외시한 체 낙하산 인사나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이어 “현재는 나타나지 않더라고 잠재적 위험요소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에 의한 수혈 혈액의 효능과 부작용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혈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헌혈자를 모집하는 정책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책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혈의학 전공자들의 심도 있는 연구가 수반되지 않으면 혈액관리 정책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수혈학회 김현옥 부회장은 “혈액관리는 제조업이 아닌 의료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정해진 지침만 따른다고 해서 안전성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의학을 전공한 사람이 환자를 치료하고, 질병을 연구한 사람이 질병을 관리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주장했다.

김현옥 부회장 이어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혈액사업의 위험성이 생각보다 크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혈액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국민적 신뢰가 무너지면 필연적으로 혈액부족 이라는 재앙이 오기 때문에 지금 혈액관리 사업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적십자사의 반대로 인해 국립혈액관리원 설립이 무산되는 등 전문성ㆍ독립성 확보 요구에 대한 적십자사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향후 전문가 주도의 관리체계 구축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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