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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신성장동력 선정 '의료기기' 갈길 멀어
[ 2011년 07월 06일 21시 10분 ]
최근 정부가 의료기기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지정, 전폭적인 규제완화와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고 의료기기산업을 위한 법안도 마련했다. 정부와 국회는 의료기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선도·도약형 의료기기기업체를 선정해 조세감면과 금융지원 등의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장밋빛 발표와는 달리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체감 혜택은 거의 없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옥죄임이 가속화돼 의료기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편집자주]

신성장동력의 주역 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한 규모 삭감도 진행돼 업계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2010년)부터 A. F. K군인 척추고정용 치료재료를 비롯한 거즈, 필름 등을 재평가했다. 올해(2011년) 2차 년도에는 C. D. G. H. I 군인 trauma(외상)용과 흉부외과용, 신경외과용, 안이비인후과용, 2012년 3차 년도에는 B. E. J. L. M군인 인공관절군와 중재적시술용, 일반재료(Ⅱ·Ⅲ), 일조복막, bag 등을 순차적으로 재평가할 방침이다.

1차년도 척추고정용 치료재료와 일반 치료재료에 대한 재평가에서는 전체 평균 19.89%가 인하됐으며, 매년 10% 수준에서 상한금액이 단계별로 인하된다. 단, 과도한 인하율로 경쟁력 저하 및 업체의 도산을 우려해 전체 평균 인하율 19.89%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6개월간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조정대상은 21개 중분류군의 459개품목이었으며, 치료재료 재평가 결과에 따라 중분류별 평균인하율을 지난 5월 1일부터 적용했으며, 상한 금액 인하폭에 의한 충격완화를 위해 단계별로 적용했다. 제조업체 중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지 않는 8개 업체는 제외됐다.

이에 대해 A 의료기기 수입사 한 관계자는 “이번 재정비 사업으로 평균 19.89%가 인하되고 치료재료 원가도 최대 2.06배만 적용이 돼 업체로서는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면서 “이번 조치로 정부는 척추군에서만 연간 220억원이 절감되는 효과를 얻겠지만 업체는 도산위기에 처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이 재정비 사업과 원가조사에서 산술평균치를 적용, 업체의 유지관리비용 등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예를 들면 MRI 기기도 각 나라마다 생산지가 다르고 원가재료비와 인건비, 물류비, 환율변동 등 시기와 장소에 따라 각기 원가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이를 평균치로 적용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처음 등재되는 품목의 상한 금액을 100%라고 했을 때 큰 차이가 없으면 90%, 또는 최저가로 등재됨으로써 100%의 금액으로 등재됐던 품목과 동일한 회사의 개선된 품목이더라도 환자 치료 등에 큰 차이가 없으면 최저가 또는 90%로 등재됨에 따라 업체의 불만이 높았다.

의료기기 제조사 B의 한 관계자는 “신제품이 나왔을 경우 가격이 더 높게 책정이 되는 것이 시장원리다. 핸드폰과 TV의 경우도 같은 용도로 쓰이지만 신제품이 출시되면 더 높은 금액이 책정된다. 하지만 치료재료는 기존 제품과 같은 용도로 쓰일지라도 새로운 원자재나 편의성이 보완돼 출시돼도 기존 제품의 90%밖에 받을 수 없다”면서 “이런 구조는 의료기기산업의 퇴보를 가져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원가 조사를 한 후 평가기준이 명확해야 하는데 복지부가 내세우는 기준은 업체의 입장과 괴리감이 크지만 업체들은 힘이 없어 복지부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그는 “정부가 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고 약가와 병원, 의료기기 등에서 재정을 절감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기·치료재료 인·허가 기준 유통성 발휘 필요

식약청은 최근 의료기기 허가심사에 필요한 제출 자료를 위해성 별로 차등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개발의욕을 고취하고 기술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신개발의료기기 등에 관한 허가도우미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의료기기 허가·관리 개선방안은 ▲위해성에 따른 허가, 사전심사 간소화 등의 절차혁신 ▲허가절차 공정성 확보 및 제품화 촉진 ▲의료기기 임상절차의 국제조화 ▲첨단의료기기 개발 촉진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허가도우미 제도는 의료기기를 개발·허가를 받기까지 업체가 필요로 하는 기술적, 행정적 업무에 대해 허가, 임상, 품질(GMP) 등에서 분야별 전담 도우미를 지정해 상담 및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최근 융복합 첨단기기, 수출유망 의료기기와 수입 비중이 높은 의료기기로 대상을 확대했다.

하지만 업계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의료기기 C사 한 관계자는 “치료재료가 환자에게 사용될 때까지 식약청 인허가를 받기위해 1년의 기간과 검사비용, 인력 등이 소모된다. 그러나 같은 의료기기나 치료재료의 경우 표시되는 색깔이 달라지면 동일한 검사와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는 불필요한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인허가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입 의료기기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제품 출시 시기가 1년여 뒤처지기도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첨단의료기기, 신의료기기를 상대적으로 늦게 접하기 때문에 한국 의학계는 물론, 환자에게도 손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생물학적시험 비용만 몇 백 만원에서 많게는 몇 천 만원까지 든다. 임플란트의 경우 완제품 하나에 드는 검사비용만 4000만원”이라면서 “추가 가공한 경우 등 안전성에 문제면 경우 서류 검토로 허가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식약청 기준이 미국이나 유럽과 맞춰지면 좋겠다”면서 “FDA와 유럽에서 인증받은 수입 재료의 경우 약식 검사를 통한 인허가로 빠른 유통구조로 개선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식약청 한 관계자는 “의료기기 시장 진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기기 허가·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있지만 안전성과 유해성 등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순차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의료기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좋은 숲에 새와 곤충이 날아드는 법. 어떤 숲에 새와 곤충이 살고 있어도 건강한 나무와 숲이 없으면 새와 곤충은 더 살기 좋은 숲으로 떠나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아직 의료기기산업은 비옥한 토양을 갖추지 못했다.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은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영세한 기업들이 많다. 이 영세한 기업들을 튼튼한 나무로 자라게 하려면 기름진 땅은 물론, 적절한 태양과 물, 거름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는 의료기기산업을 황무지로 보고 무조건 적인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적절한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의료기기산업에 뜨거운 태양만을 내리쬐고 있어 건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는 좋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의 규제 완화와 불필요한 제도 철폐 등 전폭적인 지지를 희망한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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