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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새로운 길 여는 '예손병원'
[ 2011년 07월 04일 21시 00분 ]
[전문병원 탐방]
여름을 맞아 운동을 시작한 직장인 김재준씨(가명).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깨가 뻐근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운동을 하면서 단순 근육통 정도로 생각하고 넘겼으나 통증이 점점 자주, 심하게 느껴졌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어깨통증의 원인을 듣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른 바 목 디스크. 튀어나온 디스크가 목에서 어깨로 가는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한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세부질환을 중심으로 한 전문병원이 개원가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여전히 진료과목을 중심으로 차별성을 강조하는 병원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경기도 부천에 자리한 예손병원.
예손병원은 흔하디 흔한 척추전문이나 관절전문을 표방하는 대신 정형외과 전문병원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앞서 김씨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세부질환에만 초점을 두고 진료하기에는 원인과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예손병원은 단순 증상에 따른 질환만을 진료하지 않는다. 같은 정형외과 안에서도 협진을 통해 환자를 진료하는 일이 많다. 말 그대로 명의로 소문난 쟁쟁한 의사들이 즐비한 대학병원의 정형외과가 개원가로 고스란히 옮겨진 셈이다.
●24시간 수부응급 수술…환자들 고통 함께 나눈다
예손병원은 지난 2004년 1월 수부외상을 전문으로 하는 정형외과의원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예손병원 작명이 궁금해졌다. 예손의 뜻은 과연 뭘까. 예손은 다름아닌 ‘예쁜 손’의 준말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수부외과의 열악한 수가현실 속에 하루 종일 수술만 해도 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선택이다.
당시 상계백병원에서 근무했던 김진호 원장은 “대학병원도 수부외상을 당해 찾아온 환자의 경우 야간에는 손 쓸 방법을 도저히 찾기 힘들었다. 응급수술을 한다고 하지만 수부외상 특성상 경험이 중요한 데 야간에까지 인력이 대기할 수 있을 만큼 병원의 뒷받침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부외상 대부분이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들이지만 이들을 수용할 만한 대학병원에서는 정작 감당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안고 출발한 예손병원은 당시 개원가로서는 불가능하다고 가깝다고 여겼던 일들을 해냈다.
수부외과 의사 혼자만으로는 정규 외래, 수술 외의 응급수술이 가능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었지만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진료를 목표로 서울대의대 동문인 정준모 원장과 힘을 합치며 기틀을 다져나갔다.
그리고 2년 뒤인 2006년 2월. 수부외과 전문의인 이충훈 원장이 합류하면서 24시간 수부외상에 대한 진료와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으로 거듭났다. 절단 후 최초 6시간이 수부 기능 회복에 절체절명의 중요한 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진호 원장이 개원을 결심하게 된 이유였던 “언제라도 수부외상 환자들을 수술할 수 있는 병원”으로 다시 태어난 순간이다.
김진호 원장은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3명의 의료진 모두 서울대의대 동문이고 또 수부외과 전문의로 대학병원에서 교수로 재직했던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 같은 병원, 그것도 개원가에 모인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에 부치기는 매한가지였다. 이후 이준오 원장이 함께 하면서 수부외과 전문의만 4명으로 늘었지만 일주일에 하루 이틀을 꼬박 밤새워가며 수술하는 일들이 반복됐다.
정준모 원장은 “수부외상은 사실 생명과 직결될 정도로 위급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수술보다 시급한 만큼 중요성이 남다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척박해지는 환경 탓에 수부를 다루는 의사들이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운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사명감 없이는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예손병원의 모토는 여기에 맞췄다. 정 원장은 “환자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보기 위해 애를 쓰자는 것”이라는 설명을 잊지 않았다.
●대학병원 정형외과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수부외상을 전문으로 이름을 얻을 무렵, 예손병원은 다시금 고민에 빠졌다. 수부외상 분야에서는 자리를 잡았지만, 정형외과 전문병원을 꿈꿔왔던 만큼 도약의 발판이 필요로 했다.
그러던 찰나 2006년 우리들병원에서 척추분야를 다뤘던 임수택
[사진 上]
, 유광현 원장이 예손병원에 둥지를 새로 틀면서 150병상으로 규모를 늘렸다. 이후 관절전문의 박루뽀 원장과 2009년 척추전문의 강상호 원장, 관절전문의 김태윤 원장의 합류와 더불어 160병상으로 확장했다.
그 결과 예손병원은 현재 수부외상센터를 비롯해 척추센터, 관절센터와 같이 정형외과 분야 주요 질환을 모두 다룰 수 있는 대학병원급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수부센터에서는 주부 손저림의 대표적 원인인 손목터널증후군을 비롯해 팔굼치터널증후군, 방아쇠수지, 결절종 등 손을 많이 사용해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수부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또 수지접합 응급수술과 수부외상 및 재건수술 역시 예손병원의 주요 역할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척추와 관절센터 역시 다른 전문병원 못지않은 실력을 바탕으로 출혈과 감염의 위험을 최대한 줄이고 환자에게 꼭 필요한 수술만을 진행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다. 척추센터 임수택 원장은 “교과서적으로 검증된 수술만을, 그것도 환자에게 필요로 하는 수술만을 권하고 있다 보니 아침마다 열리는 콘퍼런스에서 당일 환자의 요구에 의해 예정됐던 수술까지도 의료진이 나서 취소시킬 정도”라고 소개했다. 정도(正道)를 걷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예손병원은 내과 의료진도 최근 보강했다. 수술이야 서전들인 이들의 주 영역이지만 수술 전후 환자 관리에 있어 보다 완벽을 기하려면 내과적 지식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임 원장은 “이 것 역시 대학병원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환자에게 무엇이 최선인지를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다소 돌아가는 일이 되더라도 바른 길을 가겠다는 예손병원의 원칙을 재확인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덕분에 최근 5년여간 예손병원의 성적을 보면 비약적 성장이 눈에 띈다. 지난 2007년 1월 1일부터 2011년 4월 30일까지 집계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예손병원의 총 누적환자수는 2만 3000여명선으로 수부외상을 모태로 했던 병원임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성적이다.
연도별로 살펴봐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07년 3200명선이던 환자수가 2010년에는 6500여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미 올해 4월까지 2500여명의 환자가 예손병원을 다녀간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술건수 역시 대학병원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현재(2011년 4월 30일 기준) 총누적 시행 건수는 1만 9549건이었으며 2007년 2875명 대비 2010년 5648명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외래 환자 대부분 예손병원을 찾은 이유가 믿을만한 의료진을 따라 수술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돌아가더라도 환자 위한 초심(初心) 잃지 않겠다"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예손병원. 탄탄한 명성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병원으로 세를 확장해도 될법하지만 앞으로도 당분간 분원을 낼 생각이 전혀 없다. 이유는 한 가지. 예손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믿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김진호 원장은 “요즘에는 다들 쉽게 분원을 내는 일들이 잦지만 오히려 실력을 중시하는 병원 입장에서 해가 된다고 판단했다”며 “병원을 늘리는 것보다 믿을만한 의료진을 충분히 갖추는 게 우선이다”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을 세우고 의료진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의료진을 우선 뽑은 뒤에야 분원을 고려해야겠다는 의미로, 요즘 추세와는 정반대다. 그만큼 지금까지 쌓아온 예손병원의 명성을 무너뜨리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대신 목표만큼은 분명하다. 대학병원을 뛰어넘는 실력을 바탕으로 환자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올 수 있도록 지금과 같은 응급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유지만해도 현 의료진이 모두 은퇴한 뒤 100년이 지나도 예손병원의 명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정준모 원장은 “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대학병원의 높은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는 환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지금과 같이 정도를 지키고 환자를 위하다보면 언젠가는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드는 병원으로 올라서지 않겠냐. 그 때를 기다리며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예손병원의 철학이자 반드시 지녀야 할 초심”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下 : 예손병원 의료진]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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