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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경쟁하는 '서울의사' 되기 싫다
[ 2011년 06월 30일 22시 20분 ]
서울의사와 시골의사는 친구다. 멋진 양복을 차려입고 고급승용차를 탄 서울의사가 시골의사를 찾아왔다. 서울의사는 울퉁불퉁한 시골길에 농사를 짓다 흙발로 병원을 찾는 노인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시골의사에게 “왜 이러고 사냐”면서 쾌적하고 깨끗한 빌딩에서 세련된 환자들을 진료하는 자신을 추켜세우며 서울병원에 놀러오라고 청했다. 시골의사는 서울의사의 병원을 찾았다. 시골의사는 매캐한 서울공기에 숨이 막혔다. 더구나 할인경쟁과 광고경쟁, 임대료를 내라고 독촉하는 건물주를 보고 시골의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개원을 앞둔 의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디에다 병원을 개원해야 하는가이다. 대체로 의료소비의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를 희망하지만 비싼 임대료와 인테리어비용, 병원홍보 등 현실을 감안하면 결코 녹록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에서 처지는 것 같아 무리를 해서라도 서울, 수도권, 대도시를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포화상태인 서울, 강남, 수도권 등에서 선후배 관계의 옆옆 병원들과 치열하게 경쟁해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최근에는 이런 경쟁에서 한발짝 떨어져 시골의사를 자처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실제 서울이나 대도시 보다 높은 경쟁력을 가진 의원들을 찾을수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EDI 내원일수 상위 100대 의원(2009년 기준)을 살펴보면 충청남도 천안시 소재의 이진소아청소년과의원이 서울의 쟁쟁한 의원들을 제치고 17만8154일로 1위를 기록했다. 3위도 전라북도 군산시 소재의 군산우리들소아청소년과의원이 17만699일로 많았다.

내원일수 상위 10위 의원 중 서울은 불과 3곳, 부산과 대전 등 대도시는 2곳, 나머지 5개 의원은 충남과 전북, 전남, 충북 등 지방 소도시 의원들이었다. 상위 100대 의원 중 강원도는 4곳, 경기도 24곳, 경남 7곳, 경북 2곳, 광주 4곳, 대구 3곳, 대전 4곳, 부산 4곳, 서울 12곳, 울산 1곳, 인천 5곳, 전남 7곳, 전북 7곳, 제주 1곳, 충남 11곳, 충북 4곳 등이다.

일반적으로 인구와 의료소비가 많은 서울소재의 의원들이 상위에 랭키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도시 보다 지방의 중소의원들이 더 많은 환자를 확보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경쟁하면서 환자 진료하고 싶지 않았다

충남 홍성군 건강성모의원 이대훈
심평원 EDI 내원일수 16위에 랭키된 건강성모의원 의사는 모두 4명. 이들은 모두 가톨릭의대와 한양의대를 졸업한 서울 출신이다.

하지만 그들은 서울에서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선후배들과 빡빡한 경쟁을 하기 싫어 서울을 버리고 시골을 택했다.

이대훈 원장은 “대도시에서 일정한 파이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 싫어 택한 곳이 충남”이라면서 “경쟁 없는 곳에서 편안하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배인 최장순 원장이 먼저 내려와 터를 닦아놓고 내과와 외과, 가정의학과를 전공한 나머지 의사들이 이곳에 입성했다.

이대훈 원장은 “처음부터 경쟁은 염두해 두지 않았지만 시골이라는 특성상 노인만성질환에 맞게 소화기질환과 호흡기, 관절염 등 만성질환에 포커스를 두고 내과와 외과, 가정의학과를 신설해 1차 진료의 기본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곳은 시골이어서 60~80대 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서울이나 대도시처럼 광고를 하지 않아도 입소문으로 광고 이상의 홍보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건강성모의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은 환자를 모두 내 부모라 생각하고 친근하게 대하기 때문에 따로 환자 모시기 같은 광고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번 씩 학회 참석차 서울을 올라올 때면 광고와 할인 등 전쟁 같은 경쟁을 하는 동료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환자 눈높이에 맞춘 고품격 어린이전문병원
소도시라고 병원시설이 뒤떨어진다는 편견은 버려라. 서울 강남의 여느 병원 보다 쾌적한 진료환경을 자랑하는 충남 천안시 소재 이진소아청소년과의원.

이진소아청소년과의원 김한진 원장은 신뢰와 차별화, 열정, 역지사지, 유머, 행동 즉 Now & here! 이 6가지가 성공의 답“이라고 말한다.

시골의사이건 서울의사이건 병원 포지셔닝만 정확히 파악하고 차별화한다면 어느 곳에서나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9년 EDI 1위. 그 사이에 벌써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의원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또 하나의 소아병원을 올해 초에 개원했다. 원래 있던 이진소아청소년과의원에 6명, 새로 자리를 튼 두정이진병원에 8명 모두 14명의 전문의가 진료를 하고 있다.

입구부터 스파이더맨이 환영을 해주고 2층과 3층으로 올라가니 요즘 아이들 대통령으로 선출된 뽀로로와 함께하는 포토존이 나타났다. 대기실 안에는 스포츠카가 설치돼 있어 서울의 어느 병원보다 쾌적한 환경이었다.

이진소아청소년과의원은 인터넷 예약도 받고 있다. 덕분에 대기 환자와 대기 시간이 많이 줄었다.

김한진 원장은 우리 병원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병원에 덜 올 수 있게 할까? 뭐 재미있는 이벤트 없을까 고민하는 것이 일이란다.

김 원장은 “'친절'과 '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중이지만, 개원 초부터 시도한 여러 특수클리닉의 활용, 획기적인 인테리어, 많은 이벤트 등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지켜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진소아청소년과의원은 난청검사와 아토피 및 알레르기 클리닉, 성장발달 클리닉, 영유아건강검진, 예방접종 등 어린이의 모든 질병을 한 곳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원스톱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달에 한번 씩 열리는 세미나에선 최신 의료 지식을 배우기도 하지만, 같은 책을 읽고 토론을 하기도 하고, 주식·부동산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열기도 한다.

진료 스케줄을 짤 때도 각자의 취미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다. '동업자는 특히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서로 대화를 많이 해야 사이가 틀어지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며 늘 점심을 같이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는 “병원을 기업처럼 경영하면 수입에 도움은 되겠지만, 다른 병원과 마찬가지로 아픈 아이들을 통한 수익 창출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개인 병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을 주고자 노력하면 모든 것이 서서히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고 피력했다.

현재 이진소아청소년과의원에는 박상철, 김한진, 정준기, 김지영, 김지연, 이승규 원장단이 어떻게 하면 아이들, 직원 그리고 원장이 더 ‘즐거운 병원’이 될 수 있을까 머리를 싸매고 있다.

때문에 최신설비로 갖춰진 병원 이미지답게 2009년 EDI 내원일수 최대 17만8154일 심결총진료비 27억5100만원, 당당하게 전국 의원급 1위를 자랑한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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