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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해부학 실습 못해 외국갑니다"
[ 2011년 06월 28일 10시 29분 ]
(영주.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경북 영주에 있는 경북전문대 물리치료과 학생과 교수 등 40여명이 28일 이른 아침에 중국 선양(瀋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선양에 있는 중국의과대학에서 해부학 실습을 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1주일간 중국에 머무는 데 들어가는 비용(6천만원)은 다행히 정부 지원금으로 해결했다.
그러면 전문대 학생들이 적잖은 국민 세금을 들여 중국까지 가서 해부학 실습을 하는 이유는 뭘까? 시신 기증은 갈수록 늘어난다지만 정작 이들은 국내에서 해부 실습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엄격하게 규제돼 있기도 하지만 시설 자체가 마련돼 있지 않은 탓이다.
현행 사체 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부 실습은 해부학자나 병리학자, 법의학자의 지도 아래 냉장 시설 등 적절한 시설을 갖춘 곳에서 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은 사실상 국내 의과대학 뿐이다. 그렇다고 의과대학과 전문대가 협력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의과대학들은 자체 해부학 실습을 위해 적정한 숫자의 시신을 확보해 수업에 대기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시신을 냉장보관하는 시설이나 해부학 실습을 위한 공간에 한계가 있다보니 전문대측과 협조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경북대 의대 관계자는 "현재 19구의 시신을 보관하고 있는데 앞으로 2년간 의대생들의 해부학 수업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의대생 실습을 하기에도 빠듯해 전문대측과 협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러다 보니 전문대학 보건계열에서는 주로 책이나 사진으로 해부학 수업을 진행할 뿐 실제로 시신을 해부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최근들어 국내 전문대학들이 하나, 둘 중국 등 외국에 나가 해부학 실습을 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른 외화 지출도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해부학 실습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지 않고 관련 법령도 바꾸지 않는 한 이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황성배 경북전문대 교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내 의과대학에는 시신 기증이 넘쳐나 주체를 못할 지경이라고 하는데 정작 전문대생들은 해부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 해 졸업생만 2만명에 이르는 보건계열 학생들이 양질의 해부학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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