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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수가인하 자료에 언성 높인 재판부
[ 2011년 06월 19일 21시 15분 ]
영상장비 수가인하 변론이 있었던 지난 17일 서울행정법원 102호 법정.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재판부가 입을 열었다.

“피고(보건복지부장관)는 지난 4월 21일 사건이 접수된 후 2달이 다 돼가는 6월 16일, 변론기일 하루 전에야 답변서를 제출했다. 그나마 기대했던 내용은 하나도 없다. 복지부가 정당한 근거에 의해 상대가치점수를 인하했다는 것을 이 얇은 자료 하나로 입증할 수 있는가?”

재판부가 목소리를 높이자 피고 대리인이 입을 열었다. “우리가 제출해야 할 자료를 지정해 주면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근거 자료를 내라고 하는데, 어떤 자료를 요구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에 재판부는 “그동안 복지부가 근거자료로 삼았다고 주장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용역 자료를 다음 기일까지 반드시 제출하라”고 못박았다.

복지부 측은 재판부가 공개적으로 답변서의 부실함을 지적할 정도로 첫 변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수가 인하에 맞서 83개에 달하는 병원들이 원고 또는 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뛰어들었고, 이날 재판정에도 30여명에 가까운 관계자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인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날 변론의 핵심은 수가인하 근거 자료가 과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 수집됐는지 여부.

복지부 측은 "심평원 연구용역 결과와 더불어 병원협회 및 관련 학회들이 제출한 자료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대리인은 “문제가 되고 있는 ‘급여 대 비급여 비율 1:1.4’, 비효율장비를 통계에서 제외하기 위한 기준인 ‘1일 2건 이하 검사 장비’ 등은 모두 병원협회가 제출했던 자료를 반영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가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병원협회가 자료제출에 매우 소극적이었으며 따라서 일산병원 데이터 이용 등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반영할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병원계 측은 “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병원들 의견 반영이 안됐기 때문인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병원 협회가 어떤 자료를 냈고 그 자료가 얼마나 반영됐는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병원계 측은 또 “건보공단 일산병원의 자료를 마치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인 것처럼 내세우고 있는데 한 병원이 국내 모든 병원의 모델이 될 수 있었던 근거가 무엇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재판부 역시 “요구했던 연구용역 자료와 더불어 병원협회 자료를 대부분 반영했다는 근거, 협회 등이 자료 협조에 소극적이었다는 근거, 건보공단 일산병원이 왜 대표성 있는 병원인지에 대해 다음 변론에서 설명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변론에 참석했던 복지부 측 관계자 10여명은 변론이 끝난 직후 법원 앞에 모여 장시간 다음 변론에 대한 회의를 갖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병원 측은 “일단 문제를 제기한 만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이번 수가인하가 객관적인 근거에 의해 이뤄지지 않았음을 반드시 증명하겠다”고 첫 변론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다음 변론 기일까지 남은 시간은 20여일 남짓, 양 측이 주장의 정당성 입증을 위해 어떤 자료를 준비해서 재판정에 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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