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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간과하는 중환자실 사인(死因)
[ 2011년 06월 10일 21시 43분 ]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질병치료 및 예방에 있어서 임상영양 치료의 중요성이 부각, 관련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드물게 의사, 영양사, 간호사 등이 모여 ‘중환자 영양문제’에 대한 다학제적 논의가 이뤄졌다.
지난 해 창립, 주요 병원 영양팀장 및 영양학 전문가들을 비롯해 의사 등 의료전문가 등을로 구성된 한국임상영양학회는 10일 건국대병원에서 3회째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한중환자의학회 전종헌 회장(한양의대)은 “중환자의학의 경우 의사와 간호사뿐만 아니라 영양사, 호흡치료사 등 여러분야 전문가들의 협조가 필수적인 학문”이라면서 “영양학 전문가들과 많은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5세 이하 아동은 약 200~5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듯 영양 문제는 의학계에서 주요 이슈다. 중환자실 역시 영양은 생사를 가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종헌 회장은 “한 23세 남자가 응급실을 통해 내원, 크론씨 질환으로 대장절제술을 시행 받고 중환자실로 왔다. 수술 후 5일 간 금식(NPO)하고 비경구 영양을 시작했다. 14일 정도 영양부족 등이 있었지만 어느 정도 회복해 48일 만에 퇴원을 했다”며 한 사례를 소개했다.
하지만 퇴원 후 스스로 먹을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던 환자는 34일 만에 가슴 답답함을 호소하면 다시 병원을 찾았으나 치료 중 사망했다.
폐색전증 등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경우지만 전 회장은 “이 환자가 사망한 이유는 다름 아닌 영양실조였다”고 말하면서 “중환자실에서 영양관리와 지원이 동반돼야한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 사례”라고 피력했다.
환자들의 영양공급이 부족하게 되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고 감염이 발생, 결국 치료가 어려워 사망률과 입원율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비용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중환자는 영양공급이 충분히 돼야 하지만 의사들은 NPO 마인드가 너무 깊게 자리 잡혀 있다. 비경구 영양 역시 의사들이 선호하는 것 중 하나”라면서 “하지만 다양한 영양소와 그 경로, 이를 통한 알러지 등을 살피는 것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의사들은 영양학에 대한, 영양사들은 임상에 대한 저변이 약하다보니 다학제적 시도가 절실한 셈이다.
한국임상영양학회 신증수 부회장(연세의대) 역시 “위 사례는 아주 인상적”이라면서 “사망환자에게서 의사들이 놓치는 것이 있다. 표면 밑에 있는 배경을 간과하곤 한다. 그 배경에 있는 영양적 요소는 영양사들이 찾아낼 수밖에 없다. 임상부분이 부족한 영양학 전문가들도 의료진과의 논의와 관련 연구력 증진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의료진과 영양 전문가 간 보완기능을 통해 대사과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도모하고 시기에 알맞은 영양지원을 시도하는 것이 중환자들에게는 절대적이란 설명이다.
한국임상영양학회 조영연 회장(삼성서울병원)은 “우리나라에서도 근래 임상영양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연구 및 학술활동이 활발하진 못하다”면서 “근거중심 영양 치료 관련 지침이나 가이드라인 제정에 힘쓸 것이다. 그 일환으로 하반기 학회지 창간이 예정돼 있다. 임상영양 분야 발전에 학회가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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