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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립 의료원 설립 '공방'…8년째 허송세월
[ 2011년 06월 02일 09시 21분 ]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성남시 수정ㆍ중원구의 의료 공백을 해결하고자 2003년 시민운동으로 시작된 성남시립 의료원 설립 작업이 8년이 되도록 진척이 없다.

올 들어 의료원 설립이 위탁운영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으나 또 다시 운영방식에 관한 조례안을 두고 논란이 제기돼 한 발 전진하다 뒷걸음질치는 모양새가 되풀이되고 있다.

◇위탁운영 '공방' = 3일 성남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한나라당 정용한 의원은 지난 5월 '시장은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위탁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의 시립 의료원 설립ㆍ운영 조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조례 개정안에는 한나라당 의원 6명과 민주당 의원 10명이 서명했다.

하지만 어렵게 양당 의원이 공동 발의한 위탁운영 조례 개정안은 위법 논란으로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성남시는 보건복지부 유권해석(4월22일)을 근거로 이 조항이 시장의 재량권을 침해하기에 위법하다고 보고 있다.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이 경영상의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적절히 판단해 위탁운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데, 시의회 조례가 위탁운영을 명시해 시장의 재량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 의원은 "유권해석을 받아놓고 시의회에는 알리지 않은 이유가 의문"이라면서 "위탁운영 조례가 불가하다면 위탁운영 결의안을 채택하고 나서 관련 예산을 통과시키고 집행부가 결의안을 수용하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례 개정안만 3건 '계류중' = 운영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시립 의료원 관련 조례와 예산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보류되거나 삭감됐다.

지난해 10월 시와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별개의 조례안을 제출해 충돌했다.

시는 "설립추진위원회 구성해 운영주체와 방식을 결정하자"는 입장이었고 한나라당 측은 "직영은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기에 대학병원에 위탁해야 적자 운영을 막고 의료 서비스 질이 높아진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이 두 조례안은 대립 끝에 처리가 보류됐다. 이로써 지금까지 관련 조례 개정안만 3건이 계류돼 있다.

지난달 발의된 정용한 의원의 조례 개정안 중 설립추진위 구성과 의회 승인 조항을 놓고도 이견이 있다.

성남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는 "의회가 막대한 권한을 행사하려 한다"며 "병원 건립을 방해하고 있는 시의원들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했다.

정 의원은 "추진위원 11명 중 과반인 6명이 집행부 쪽 인사로 구성된다"며 과거 병원 노조 출신의 설립운동본부 인사를 거론하면서 "시민은 특정 병원 출신들에 대한 특혜를 바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역 정치권, 갈등의 뿌리? = 지난해 7월 취임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직영하더라도 1년 예상 적자가 30억원에 불과하다"면서도 "시의회에서 위탁운영 등을 결정하면 수용하겠다"고 입장이다.

직영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시민 의견을 수렴해 가장 적합한 운영방안을 결정하겠다는 기존 방침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시장과 시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이 각종 동의권 조항을 놓고 "권한 침해다", "견제 장치다"고 맞서고 있는 형국에서 시립 의료원 설립에 돌파구가 생길지 불투명하다.

장대훈 시의회 의장이 "시 집행부와의 모든 갈등의 뿌리는 시립병원"이라고 개탄할 정도로 첨예하게 대립해온 현안이기 때문이다.

시립의료원 설립은 2003년 수정구에 있던 종합병원 2곳에 폐업하면서 의료공백 해소 차원에서 시작됐다.

그 해 12월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주민 서명을 받아 조례 제정 청구서를 제출했으나 다수 의석인 한나라당 측의 반대로 극심한 갈등 끝에 폐기됐다.

이어 2005년 성남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가 다시 조례제정을 청구했고 우여곡절 끝에 2006년 3월 관련 조례를 공포했다.

시는 2007년 11월 특별위원회 활동 결과를 토대로 옛 시청사 터에 500병상 규모로 건립하기로 하고 기본계획 수립, 도시관리계획 변경, 세부 운영계획 컨설팅 용역, 투자 심사 및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건설사업단관리 위탁 적정성 심의 등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2월 건립비 147억원이 의회에서 부결됐고 5월 다시 제출한 102억원도 의회 공전으로 심의가 미뤄져 있다.

성남시에는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차병원, 분당제생병원(이상 분당구), 정병원(수정구), 중앙병원(중원구) 등 5개 병원에서 177~909병상씩 모두 2천620병상을 갖추고 있다.

2006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성남종합병원 건립·운영 타당성 조사'에서는 수정·중원구에 556~1천172병상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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