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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담도·췌장 대가가 보는 연구
[ 2011년 06월 06일 21시 15분 ]
“큰 병원에 있는 의사들은 환자에게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는다. 연구실과 진료실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실제 서울아산병원은 환자를 많이 보는 의사가 연구실적도 좋다. 의사는 연구비나 실험쥐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환자 치료를 위한 연구를 해야 한다.”

담도췌장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명환 교수[사진/아산-하버드 국제심포지엄 학술위원장]는 요즘 의사들의 연구 행태에 대해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연구를 위한 시간과 공간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거나, 임상 적용을 위한 연구보다 실험실에서 끝나고 말 연구를 하는 의사들이 부쩍 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의사는 임상 접목 가능한 연구해야”

김명환 교수는 “의사는 환자를 만나는 사람이다. 임상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라는 목적을 잃지 말아야 한다”면서 “실험실에서 실험쥐를 대상으로만 진행되다 끝나는 연구는 환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효용성 있는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환자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환자를 위해 더 좋은 치료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보면 연구는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이라며 “다양한 케이스를 만나게 되는 진료현장이 아이디어의 원천이다”고 강조였다.

김명환 교수는 지난 1992년 대한내과학회 학술상, 1992년 대한소화기학회 학술상, 1995년 미국내시경학회 Audiovisual Award, 2008년 미국내시경학회 Audiovisual Award 수상에 이어 지난 2008년 제18회 분쉬의학상 등 연구 능력을 자타 공인받은 전문가이다.

그는 또한 지난 10년간 담도 및 췌장 질환과 관련해 발표한 논문만 200여 편에 달한다. 이 중 ‘자가면역성 만성 췌장염(autoimmune pancreatitis)' 연구업적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다. 그는 자가면역성 췌장염에 대한 진단과 기준을 새롭게 확립해 자신의 성을 딴 ''Kim 진단법(Kim diagnostic criteria)을 발표했으며, 관련 논문들이 소화기학회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SCI 잡지인 ‘Gastroenterology’와 ‘Gut’에 게재된 바 있다.

김명환 교수가 이렇게 다양한 연구업적을 이룬 비결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환자 중심 연구’에 있었던 것이다.

김 교수는 “요즘 국가가 나서서 중재적 연구를 장려하는 것처럼 임상의사 아이디어는 정말 소중하다. 임상연구가 없다면 모든 연구는 실험실에서 끝나고 말 것”이라며 “연구라고 하면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연구나 동물실험 연구, 세포연구만 고상하다고 생각하는 의사들이 있다. 이는 상당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국외에서 인정받는 임상연구는 일석삼조 효과"

연구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명환 교수는 “환자에게 최고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고 싶다는 욕심. 그리고 세계적 규모의 병원에서 근무하는 값어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두 가지가 나의 동력이고 자극제”라고 답했다.

김명환 교수는 “나는 국내 세계적 규모의 병원에서 근무한다. 따라서 나는 담도췌장 분야에서의 경험을 가장 많이 하는 의사 중 한 명이다. 이런 곳에서 다양한 환자를 만나는 경험의 값어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내가 큰 병원에서 근무하니 내가 주도해야 한다. 나만의 경험과 기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다른 의사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학은 과학이기에 그의 경험치를 객관적으로 인정받아야 다른 의사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 김명환 교수가 지금도 꾸준히 국외 잡지에 연구 결과를 게재하고, 지속적으로 국외에 연구 업적을 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명환 교수는 “연구자들이 국내보다 국외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연구 결과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세계화가 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의료 강국이라는 인식이 있어 미국 잡지에 연구결과를 게재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일 년에 몇 번씩 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잡지에 연구결과를 실으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세계 의사들과 학술적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한국 위상을 높이며 연구결과를 객관적으로 인정받아 그것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국내에서만 인정받는 연구를 하는 것은 우물안 개구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큰 목소리로 멀리 외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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