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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한국머크…이사·부장 없애고 '님'
[ 2011년 05월 31일 21시 03분 ]
상대방을 높여 부를 때 사용되는 접미사 ‘님’. 태양신을 뜻하는 옛말 ‘니마’에서 유래된 ‘님’은 세월이 흘러 상대방을 태양신과 같은 존재로 본다는 '존중'의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344년 전통을 자랑하는 장수기업 머크의 한국지사가 최근 이 ‘님’이란 단어에 꽂혔다. ‘부장님, 이사님’과 같은 직급호칭을 과감히 버리고 ‘~님’으로 통일 시켰다.

한국식 직급호칭이 연봉수준이나 서열과 혼재돼 있어 조직내 의사소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님’으로 부르기로 했다.

사실 직급호칭 폐지는 앞서 많은 기업에서 시도돼 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이 1~2년 후 다시 직급호칭으로 회귀, 뿌리 깊은 한국기업 정서를 버리는데 실패했다.

한국머크는 다른 기업처럼 실패하지 않기 위해 별도의 프로젝트 팀을 구성, 실효성 제고에 심혈을 기울였다.

역할극을 통해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도했고, 직급호칭 폐지에 관한 브로셔를 제작, 직원들의 동참을 이끌어 냈다.

여기에 격(格) 없는 의사소통의 의미로 변화를 상징하는 청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국머크 유르겐 쾨닉 대표는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은 한국 직급호칭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중요한 것은 서열이 아닌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쾨닉 대표는 다만 머크의 한국 직급호칭 폐지가 한국정서에 반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한국 직급호칭이나 문화에 반대하려는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주목할 것은 한국적 직급호칭의 고유 의미가 사라졌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머크는 의약 및 화학 부문의 글로벌 기업으로, 1668년 설립돼 2010년 93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현재 68개국에서 4만 여명이 일하고 있다.

전체 지분의 30%는 주주들이, 나머지 70%는 머크家에서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 지사였던 Merck & Co사는 1917년 머크 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됐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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