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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과의사 상징된 이국종 교수 고언
[ 2011년 05월 31일 03시 40분 ]
“외과의로서의 삶은 굉장히 힘들다. 수술칼을 던져놓고 끝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버텨라.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최근 대한외과학회 주최로 대구 평산 아카데미에서 열린 학생캠프에서 아주대학교병원 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외과의를 희망하는 젊은 의대생들 50명 앞에 섰다.[사진]

그는 강연이 시작되자 마자 “외과의로서의 삶은 굉장히 힘들다”는 발언으로 눈이 말똥말똥한 학생들의 기대를 한 번에 저버렸다.

이국종 교수는 “‘외상과 나’라는 제목은 신파이다”면서 “신파에 빠지면 안 된다. 영원한 것은 없다. 지금 외과의를 꿈꾸는 당신의 생각도 변할 수 있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카리스마 있고 인정받는 외과의를 상상하지만, 실제 외과의로서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다는 경고이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 경험과 인생철학을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전달했다.

세상에 베어지기를 원할 만큼 힘든 외과의사 삶

먼저 이 교수는 힘들 때 큰 힘이 됐던 책 두 권을 소개했다. 그가 소개한 책은 시드니 셀던의 ‘Nothing lasts forever’와 김훈의 ‘칼의 노래’.

이국종 교수는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 주인공 이순신 장군은 외과의가 겪는 현실과 비슷한 삶을 살았으며, 시드니 셀던의 ‘Nothing lasts forever’라는 소설 제목은 그의 인생철학과 닮았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외과의들의 인생은 수술복을 입고 수술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술이 끝나 폐기물이 가득한 수술방을 보고 있노라면, 인생이 안갯속에 있는 것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칼의 노래’ 중 주인공 이순신 장군이 ‘세상에 베어지기를 원한다’고 말한 문장이 있다. 이 한 문장에 외과의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국종 교수가 말하는 외과의로서의 삶은 적진을 무너뜨려야 하는 전쟁터의 장수와 비슷하다.

그는 매일 외상센터라는 응급 전선에서 온몸을 바쳐 환자의 생명을 보전하려 애쓰고, 수술 계획이라는 작전을 짜 환자의 몸속으로 칼을 들고 들어간다. 환자의 생명에 무조건 충성하는 삶이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인정받지 못했던 장수 이순신처럼 ‘적자의사’라는 허무한 평가일 때도 있다.

"Nothing lasts forever. 온 힘을 다해 버텨내라"

그는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에 비유해 외과의가 겪는 냉정한 현실을 말한 뒤, 곧 시드니 셀던의 소설 ‘Nothing lasts forever’에 비유해 외과의가 지녀야 할 차가운 희망에 대해 언급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까마득하게 힘든 순간도 시드니 셀던의 소설 제목처럼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시각을 달리해보면 견딜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은 찰나의 인생을 살다 간다. 그리고 정책과 마켓, 기술과 의료기기 등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면서 “그러하니 한 번 사는 인생 묵묵히 온 힘을 기울이며 견뎌내는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그러면 상황은 변해 있다”고 덧붙였다.

수술이 끝나 피가 가득 고여 있는 수술방도 시각을 달리해보면, 허무한 공간이 아니라 환자가 살아나간 희망의 공간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또, 이국종 교수는 학생들에게 외과의는 수술방에서 온 힘을 다해 환자를 살리려 애써야 하고, 평소에는 외과의로서의 본분과 정체성을 지키며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외과의는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 실제 의료 현장은 살기 위해 또 살려내기 위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 끈질기게 버텨내는 공간이다. 그러면 버스에 몸이 깔려 엉망진창이던 환자도 걸어서 퇴원하는 순간이 온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그래서 수술방에는 인생이 담겨 있다. 수술방에는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 광명의 시간이 찾아온다는 진리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외과의사 되면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마라"

끝으로 그는 외과의가 되기를 희망하는 의대생들에게 ‘어려운 상황을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는 힘’을 지니길 주문하기도 했다.

이국종 교수는 “당신이 외과의가 되면 상당히 위급한 환자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급하게 다른 과 전문의를 찾지 말고, 자신이 해낼 수 있을 때까지 해결해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끝으로 “자신을 믿고 외과의로서 할 수 있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제 역할을 하며, 혼란스러운 오늘을 버텨내라”고 거듭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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