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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없이 합의 도출한 고혈압학회와 정부
[ 2011년 05월 26일 21시 24분 ]
최근 새롭게 시작되거나 변경되는 다양한 의료정책에 대한 의료계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책 마련 과정에 의료진 의견을 반영해 불만을 줄일 수 있었던 사례가 소개됐다.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제20회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대한고혈압학회(회장 김재형) 김종진 홍보이사는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를 위한 고혈압 치료제의 효과 및 이상반응 평가 보고서’에 대해 대한고혈압학회가 전문가 의견서를 발표, 정책의 방향이 달라진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 2009년 심평원이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 및 비용효과성을 고려한 급여여부 재평가사업’의 첫 번째 평가 사업군으로 고혈압 치료제를 선정한 바 있다.
이후 심평원이 서울대 간호대학 김진현 교수팀에 발주한 ‘고혈압 치료제의 효과 및 이상반응 평가’라는 연구과제 보고서를 살펴본 대한고혈압학회는 그날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보고서가 가진 영향력에 비해 허점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공식 의견을 개진할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학회 김종진 홍보이사는 “10명의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약 1개월 동안 보고서를 세밀히 검토한 결과, 김진현 교수의 연구결과를 담은 보고서에는 대상 환자 선정에서 동반질환이 제외됐고, 항고혈압제 단독요법만을 평가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당시 특별위원회가 고혈압 치료제의 효과 및 이상반응 평가 보고서에서 찾아낸 문제점은 위 두 가지 외에도 ▲평가지표로 항고혈압제 이상반응과 복용 지속성 제외 ▲중간지료인 강압효과에 대한 메타분석 해석의 오류 ▲항고혈압제에 대한 개인별 강압효과반응의 상이성 ▲최종지표인 심혈관 질환 및 사망에 대한 메타분석 해석 오류 등이다.
문제를 발견한 특별위원회는 공식적으로 심평원에 보고서의 오류를 지적하고, 기등제 의약품 목록 정비 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제언했다.
김 홍보이사는 “우리는 공식적으로 ▲동반질환을 있는 고혈압 환자와 병용요법이 반영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과 ▲항고혈압제의 복용 지속성에 따른 합병증 발생 및 총 의료비 사이의 정량적 관계를 파악해 5~10년의 코호트 분석을 해야 한다는 점 ▲목적에 맞는 자료를 선정하고 해석에 전문가 참여와 자문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학회의 공식 발표 뒤 보건복지부는 기등재 의약품 목록 정비 사업의 방향을 전환했다”면서 “우리 학회의 이러한 활동이 결과적으로 정책 결정에 영향을 준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복지부는 대한고혈압학회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제언을 한 뒤 ▲임상적 유용성이 부족한 의약품은 급여에서 제외하고 ▲동일제제 상한금액 최고가의 80%까지 상한금액 인하 시 급여를 유지할 것이며 ▲ 고혈압 치료제를 효능 군별로 정비할 것이며 ▲상한 금액을 단계적으로 조정하겠다고 정책 내용을 변경했다.
대한고혈압학회 이명묵 이사장
[사진]
은 “심평원 관계자들이 다양한 곳에서 발표를 많이 하지만 그 내용은 실제 진료현장과 차이 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보험청구에 나오는 코드만 가지고 단순히 작업했기 때문이다”면서 “안개 속에서 무엇을 잡는지 모르는 상태로 의료정책이 만들어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에 활용되는 자료가 실제 의료현장과 다르다는 한계를 지니기 때문에 심평원 보고서와 발표, 의료정책 등 여러 결과물이 태생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정부는 의료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학회와 같이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정부는 좋은 데이터와 전문가들 의견을 활용한 효용성 있는 정책을 만들 수 있다”라면서 “이는 학회에도 도움이 된다. 많은 학회가 학술적 발전을 위해 코호트 연구 등 다양한 연구를 하고 싶어도 재정적 지원이 없어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과 연구는 함께 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학술대회에 좌장으로 참석한 심평원 이규덕 평가위원은 “앞으로 현장의 상황을 잘 반영하고 효용성 높은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학회와 많은 대화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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