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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상사고 예방 '의료법 개정' 시작부터 삐걱
[ 2011년 05월 25일 22시 00분 ]
의료기관 종사자의 자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으나 보건당국과 의사단체 이견으로 표류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석용 의원(한나라당) 주최로 열린 '안전기구 사용활성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 정책간담회'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와 감염관리간호사회는 의료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며 안전주사기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환자 체액이 묻은 주삿바늘 등에 찔리는 자상사고는 주로 전공의와 간호사에게 발생한다. 주사 처방을 받은 환자가 에이즈나 간염 보균자일 경우 전염될 위험성이 크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전공의와 간호사를 중심으로 자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 요구가 이어져왔다.
대전협 한병덕 정책이사는 "(전공의)단 1명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현재 의료 최일선에서 몸으로 겪으며 의료술기를 시생하는 것은 전공의와 간호사들이기 때문"이라며 "재정적 문제가 있다면 입원이나 수술환자에 국한해 사용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안전기구 사용에 관한 조치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감염관리간호사회 윤성원 전 회장도 "적극적으로 찬성하며 하루에도 여러 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의료인에게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에이즈 등 특정 환자를 처치할 때 안전주삿바늘이 필요하다. 현재 병원에 신고하는 자상사고 건수는 늘고 있다"고 전했다.
난색 표한 복지부…의사단체 "새로운 비용 부담"
보건복지부는 이번 의료법 개정에 난색을 표했다. 법 개정을 통해 새로운 규제가 발생하고 의료기관 경영자의 부담이 커져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견해였다. 내부적인 논의 결과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도 했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심은혜 사무관은 건강보험의 영역에서 자상사고 예방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측도 "규제가 신설되고 재정적 부담에 관한 것은 의료계와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취지는 공감하지만 재정부담을 어떻게 풀어갈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당국이 이처럼 난색을 표한 이유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주사기는 보통 수십 원에 불과하지만 안전장치가 있는 안전주사기는 500원에서 많게는 2000원에 달한다.
수십 배의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수요가 적다 보니 비용은 매우 높은 편이다. 안전주사기는 외국업체뿐 아니라 녹십자 등 국내 업체에서도 생산하고 있으나 수요가 적어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의사단체도 보건당국과 의견을 같이했다. 의료기관 경영자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부당하며 법 개정이 선언적 의미에서 진행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이재호 의무이사는 "특수바늘 사용만으로 모든 영역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지원 조항 없이는 (법 개정을)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 의무이사는 "어느 한 쪽에 부담을 전가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의료기관 책임자가 감내할 수준을 넘어서면 기본적인 의료 제공에도 어려움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협회 대표로 참석한 인하의대 이진수 교수는 "법안 취지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안전주사침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병원의 새로운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환자를 지킬 방안으로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윤석용 의원실은 부정적인 의견에 대해 "우선 협의체를 만들고 부령에서 (의견을)적용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동의를 얻지는 못했다. 윤 의원실은 이번 간담회 의견을 검토한 뒤 법안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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