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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돈 따로 떼서 외상시스템 투자해라"
[ 2011년 05월 24일 21시 35분 ]
국가 차원의 중증외상센터 건립과 치료 시스템 구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차 강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석해균 선장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의료계 내에서도 부각되지 못했던 '중증외상'의 사회적 노출도가 높아지면서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급속히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KBS 한 시사프로그램에서도 국내 중증외상의 적나라한 현실이 전파를 탔으며, 이를 통해 낮은 수가와 높은 운영비 탓으로 굴지 대형병원에서조차 외면 받고 있는 상황이 집중 조명됐다.

특히 외상외과를 두고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인 아주대병원마저 이국종 교수가 석 선장 사건으로 인해 큰 명성을 얻었지만 병원에선 적자교수로 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꼬집었다.

800억원 규모의 재원이 투입되는 등 지난 해 12월 기공식을 갖고 국내 최고 수준의 외상전문센터를 건립 중인 부산대병원 역시 이를 가장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대병원 박남철 원장은 “적자부분 가운데 인건비와 수가가 낮아 발생하는 의료수가 적자가 제일 크다”고 토로했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김정재 교수도 “골절 되고 배를 열어 피 잡고 하는 모든 수술이 20~3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수가가 이처럼 높지 않은데 병원이 투자를 하겠냐”고 반문했다.

政 "방향 선회, 소규모 외상센터 20곳 설립"

중증외상환자에게 이송 후 한 시간 내 수술은 생사를 좌우하는 그야말로 황금 시간이지만 그렇게 할 전문 인력도 시스템도 이를 감당한 돈도 없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 역시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예산확보가 무산, 당초 최고등급 외상센터 6곳 건립 계획은 이미 좌초됐다. 이에 방향을 선회, 소규모 외상센터 20곳을 만드는 방안을 새로 내 놓은 상태다.

반면 석해균 선장이 경기도에 위치한 사립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적잖은 홍역을 치른 서울대병원은 이를 계기로 중증외상외과팀을 꾸리고 내달부터 가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서길준 교수를 필두로 흉부외과, 정형외과, 외과, 신경외과 등으로 짜여진 중증외상외과팀을 구성함으로써 중증외상환자 치료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석해균 선장 사건 이후로 의료계 안팎과 주무 부처에서 중증외상에 대한 새로운 계획들을 수립,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한편 20여 년 간 표류한 정책 실현 여부에 대한 우려 또한 큰 상황이다.

이러한 국내 현실 앞에 총상 당한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의 수술을 집도한 한국계 의사, 美애리조나주립대병원 피터 리 외상센터과장은 “한국 정부가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싶다면 돈을 따로 떼서 외상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생명을 더 많이 살릴수록 결국 정부는 더 큰 돈을 절약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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