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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소견을 비전문가들이 일일이 심사한다니…"
[ 2011년 05월 16일 21시 10분 ]
"개정안 대로라면 의사소견서 부문은 전문가인 의사 판단을 비전문가인 당국에서 일일이 심사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일선 대학병원 의료진은 물론이거니와 개원가의 분노가 가장 극에 달했던 사항이었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의 당뇨병 약제에 관한 개정안 고시 후폭풍은 예상대로 거셌다. 의료계 전체가 들썩거렸고 "의사의 처방권이 존중되지 않는다"는 성토는 봇물터지듯 쏟아졌다.

그 과정에서 대한당뇨병학회는 거침없이 쏟아진 비난 여론과 정부 당국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정책 사이에서 적잖은 마음 고생을 했다.

"학술단체인 학회가 보험정책 고민하는 상황 안타까워"

박태선 보험법제 이사[사진]는 16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학술단체인 학회가 보험정책 분야에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하는 상황 자체가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박태선 이사는 "그럼에도 학술연구 결과가 적용돼야 하는 대상도 당뇨병 환자이고 그 환자를 위한 진료 임무가 의료진에게 있기 때문에 발전된 진료 여건 제공을 위한 노력을 학회가 방관할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행정예고안의 경우 완전히 새로운 틀을 짜는 일련의 행보이기에 학회 전체와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합리적인 안을 모색하는 장(場)으로서 공청회 개최가 충분히 의미있었다는 평가다.

아쉬운 부분은 그럼에도 여전히 상당 부분 존재하고 있다.

박태선 이사는 "정부는 단계별 급여적용에 해당되지 않는 다양한 상황들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음이 여전히 확인됐다"며 "즉, 특정 당뇨병 환자에게는 꼭 필요하지만 상대적으로 고가라는 이유로 급여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 정책은 임상 현장에서는 고충"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노인 당뇨병 환자의 공복 혈당은 정상이나 식후 유독 올라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공복혈당 조절에 유리한 MET계나 사용시 저혈당 우려가 있는 SU계보다 적합한 처방이라도 판단하는 Mitiglinide계나 AGI계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은 개정안에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은 핵심 쟁점이었던 의사소견서 부문이 상당 부분 진전된 수준까지 합의를 이뤘다는 점이다.

박태선 이사는 "개정안 대로라면 의사소견서 부문은 무엇보다도 의사의 판단을 비전문가인 당국에서 일일이 심사하겠다는 것"이라고 성토하면서 "회원은 물론 개원가의 분노가 가장 극에 달했던 사항"이라고 말했다.

제시한 규칙(당화혈색소수치)을 의무기록상 확인할 수 있음에도 소견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게 하는 것이 300만 당뇨병 환자의 연간 처방 건수를 감안할 때 엄청난 행정낭비라는 판단은 심사기관에서도 이미 동의한 바 있다.

"복지부 당초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나"

실제 당뇨병학회는 물론, 내과학회, 의사협회 차원으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복지부가 당초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선 양상으로 전개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별도 소견서 제출을 받고자 한 것이 아니라 '처방을 변경해야 하는 의학적 사유가 명시돼야 한다'는 의도로 넣은 문구라고 진화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박태선 이사는 "이 취지를 뒷받침할 수 있다면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복지부에서 최종 입장을 밝혀와 일정 부분 학회와 접점을 찾았다"면서 "사실상 의사소견서 첨부 항목은 철회됐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복지부 고시가 실제 심평원 심사부문에선 매우 한정적으로 좁게 해석돼 삭감당하는 전례가 있었던만큼 고시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당뇨병 환자 및 의료진에게 발전된 안(案)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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