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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원로들 "카바수술 논란 중재 필요"
[ 2011년 05월 16일 03시 00분 ]
“카바수술(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 성형술) 논란은 의료계가 새로운 치료법 도입에 대처하는 자세를 여실히 보여줬다. 개발자와 관련 학회가 서로를 이해상충 관계에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대한의학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왜 지금까지 적극 나서지 않고 있나?”
지난 15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에서는 새로 도입되는 치료법에 대해 의료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심도 있는 토의가 진행됐다.
의료계 원로들은 의료계가 앞으로 이 같은 사안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데 같은 목소리를 냈다.
서울의대 박병주 교수는 ‘새로 도입되는 치료법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카바수술 논란을 보면서 의료계 차원의 중재기구가 필요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며 “앞일을 위해서라도 대한의학회, 그것도 안된다면 의학한림원 차원에서라도 논란을 조율하고 중재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김건상 원장은 “긍정적 측면에서 보면 한국에서 개발된 치료법, 수술법을 두고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과거 외국 의료기술을 별다른 의심 없이 차용하던 시대에 비하면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다만 급속히 발전하는 의료기술에 발 맞춰 이를 적절히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속히 마련해 새로운 의학적 아이디어가 사장(死藏)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시스템 부재에 따른 아쉬움을 나타내며 의학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대한의학회 임태환 학술이사 역시 "오늘 이 토론은 화두를 던진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쏟아질 의료기술에 대해 우리가 윤리적으로, 학문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깊게 논의해야 한다"면서 "권위를 가지고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아주의대 김현주 명예교수는 “카바수술 평가와 관련해 과연 전문가라고 위촉된 사람들이 이 수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궁금하다”면서 “‘교수’라는 타이틀을 가지면 어딴 분야든 평가가 가능하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에 앞서 연자로 나섰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배종면 실장에게 카바수술 평가 보고서 작성에 관한 질문을 던진 김 명예교수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평가는 그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과 정보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말해 평가 위원들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임상시험과 관련해 우리나라 IRB(Institutional Review Borad, 기관윤리심의위원회)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성찰도 이어졌다.
울산의대 구영모 교수는 “IRB가 기본적으로 기관(병원)에 소속된 기구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이해상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은 분명하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에는 국가의 주도 하에 기관을 떠나 운영되는 사례도 있다”고 우리나라 IRB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구영모 교수는 “그러나 20년 전부터 시작된 IRB 운영이 최근에 와서 자리 잡고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IRB 제도를 무리하게 재편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잠재적 마찰의 소지가 있다면 이를 최소화 하고 피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이어 “각 병원에서 임의비급여 심사를 IRB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신의료기술에 대한 평가도 우선적으로 IRB에서 심의하는 것이 행정적 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카바수술 평가 과정에서 정치적 세력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토론회에서 이를 언급할 수 없다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는 의견도 나와 의료기술 평가 과정의 독립성 확보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됐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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