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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 제시”
[ 2011년 05월 11일 11시 00분 ]
약가인하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글리벡. 만성 골수성 백혈병환자에게는 ‘기적의 치료제’로 불리며 다른 대안이 없었던 만큼 고가의 비용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지게 됐다.
그동안 만성골수성 백혈병의 발병 기전에 대해 필라델피아 염색체 이상 이외에는 별다른 이해가 없었으나 이번에 국내 연구진에 의해 또 다른 원인 유전자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삼성서울병원 김종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 과장)
[사진]
는 최근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 6번, 17번 염색체의 이상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세계적 혈액학 권위지 ‘블러드(Blood)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김종원 교수는 “전 세계 연구자들이 보다 정확한 분자생물학적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던 찰나에 거둔 성과여서 의미가 깊다”며 “환자들에게 질병의 발생 원인에 대해 설명을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의 이번 성과는 지난 2009년 삼성서울병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질환 중심인 선도형 연구중심병원 과제에 선정되면서부터 비롯됐다.
과제 선정에 앞서 인구 10만명 당 0.6~2명에 불과한 희귀 혈액암인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왔던 그는 희귀한 만큼 특정 환자군에게서 주로 발병할 것이라 보고 그에 따른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정확한 발병기전만 찾는다면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앞서도 세계 최초로 선천성 난청과 시각장애, 보행장애 등의 증상을 지닌 새로운 유전질환을 발견하고 ‘CMTX5’라는 이름을 붙이고 원인 유전자를 밝혀냈던 만큼 자신감도 있었다.
김 교수는 “유전체 연관분석 기술을 이용해 내원 환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일일이 전체 염색체를 분석하기 시작했다”며 “힘든 작업이었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환자 200명에게서 처음으로 6번, 17번 염색체 이상을 확인한 다른 병원에도 같은 이상이 발견되는지 의뢰했다.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얻은 김 교수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과 힘을 합쳐 서양인들에게서도 6번과 17번 염색체의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연구는 성공적이었다. 삼성서울병원이 국책과제로 수행 중인 난치암사업단의 세부 과제 중에서도 가장 빠른 성과를 얻었다.
김 교수는 “2만 5000여개에 달하는 인간 염색체 가운데 후보 유전자를 20~30개로 좁힌 셈”이라며 “더욱이 전장 유전체 연관 분석 기술의 수행이 매우 어려웠던 국내 실정에서 한 단계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김 교수는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발병 기전을 밝혀낼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만큼 후속 연구를 통해 보다 확실한 발병 유전자를 찾고 그에 맞는 표적치료제 개발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성공만 한다면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와중이어서 제품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높다.
이미 국내 특허 출원을 마친 데 이어 세계 특허를 내기 위해 준비가 진행 중인 것도 그래서다.
김 교수는 “아직은 섣불리 내다보기 힘들지만 다음 연구 결과에 따라 한 단계 나은 치료법을 환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서 더 나아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유전질환들을 체계적으로 규명하고, 원인유전자를 발견하는 데도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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