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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생각에 눈물 흘린 산부인과 의사
[ 2011년 05월 16일 11시 44분 ]
최근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을 통해 방영된 한 산부인과 의사의 눈물이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희망을 보다’라는 제하의 이날 방송은 로터스월드 캄보디아 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한국인과 그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끼는 캄보디아인들의 모습을 담담히 담아냈다.

마침 프로그램 촬영 동안 로터스월드 아동센터를 찾은 의료봉사단의 활약상도 방송을 탔다. 상처가 있는 아이들에게 가정이 되어주고, 진료비가 없어 눈병을 키워야 했던 사람들에게 병원이 되어주는 만능 아동센터.

마음이 다친 아이들의 눈과 환자들의 아픈 눈 모두가 희망을 보게 되는 기적의 공간. 그 곳에서 만난 한 산부인과 의사가 한국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올해로 캄보디아 의료봉사 3년 차인 이원영 원장[사진]. 그는 엄염한 대한민국 의사 면허증을 가진 의사이지만 진료는 1년에 딱 한 번. 이 곳에서만 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나와 진해, 인천 등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며 평범한 의사 생활을 하던 그는 2008년 돌연 청진기를 내려놨다.

힘겨운 산과 의사의 고충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의사를 바라보는 환자와 일반인의 곱지 않은 시선이 견딜 수 없었다.

모든 개원의가 그렇듯 30평생 앞만 보고 달려왔던 그였지만 부지불식간에 찾아온 ‘의사’란 직업의 공허함은 예상외로 컸다.

“사회적으로 의사에 대한 편견이 힘들었어요. 특히 산부인과 의사라는 일에 보람을 찾을 수 없어 과감히 진료 일선에서 물러 났어요”

‘다시는 진료를 하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는 우연찮은 기회에 무너졌다. 의대 선후배 몇몇이 해외 의료봉사를 간다기에 의대 진학을 준비중인 아들에게 경험을 주기 위해 따라 나섰던게 계기였다.

동료들의 성화에 못이겨 청진기를 잡은 이 원장은 휠체어 탄 한 여자를 만났다. 그녀는 전신에 욕창이 생긴 상태로, 엉치 부위는 살이 다 파여 뼈가 보였다.

3개월 전 분만을 하고 이렇게 됐다고 하는데. 임신 중독증으로 의식 없는 상태에서 팔다리가 묶여 방치된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이 원장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고작 상처에 소독약 바르고 거즈로 덮는 정도였다. 이 상태라면 길어야 3주도 못 버틸 것 같았지만 방도가 없었다.

“남은 항생제와 소염제를 모두 그녀에게 주고 돌아서는데 그 환자는 두 손을 모아 감사 표시를 하더군요. 저 역시 울 것 같아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이원영 원장은 8일 밤 방송에서도 당시 그 환자를 회상하며 눈물을 머금었다.

“날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 자체가 고맙게 느껴지더라고요. 내 직업이 그렇게 스스로 비관할 만한 짓은 아니었구나. 그 생각을 정말, 한국을 떠나서 느끼게 될 수 있었어요.
제가 얻게 된 작은 보람, 작은 성취라고 할까요”

목이 메인 인터뷰를 마친 그는 땀을 눈물처럼 흘리고, 기지개 켤 시간도 없이 진료에 매달렸다. 그의 진료실에는 늦은 밤까지 환자가 끊이지 않았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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