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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외면하는 장례식장 'KS 인증제'
[ 2011년 05월 10일 21시 06분 ]
현장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지 못한 채 성급하게 도입,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는 정부 정책이 하나 더 늘어났다.
장례식장의 횡포를 막기 위해 정부가 지난 2009년 12월부터 도입한 '장례식장 KS인증제‘가 장례식장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지식경제부와 기술표준원이 운영하는 장례식장 KS인증을 신청한 장례식장은 총 4곳이다.
그 중 현재까지 인증을 유지하고 있는 장례식장은 울산영락원 장례식장과 부산 영락공원 사업단 장례식장, 대구 정문장례식장으로 전국에서 단 3곳뿐이다. 이용률이 높은 의료기관 장례식장은 단 한 곳도 없다.
지난해 10월 기준 의료기관 장례식장을 제외한 전문 장례식장이 285곳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례식장 KS인증’을 받은 병원 비율은 약 1%에 불과하다.
정부가 불공정 거래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는 장례식장에 국가표준인증제를 도입,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의 참여율이다.
지난해 인증을 받았지만, 올해 인증 연장 신청을 하지 않은 K대학부속병원 장례식장은 'KS인증제'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K대병원 관계자는 “매뉴얼화된 장례문화가 존재하는데 인증제에 맞춰 행정과 서비스를 새롭게 변화시킬만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해 연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서 “주위 병원과 시장 흐름을 고려해 판단한 결과 장례식장 KS인증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관의 경우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나 의료기관인증평가 등 장례식장을 포함한 시설과 서비스 전반을 평가하는 공신력 있는 인증제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은 또 다시 새로운 절차와 기준을 받아들여 장례식장 KS인증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약 500만원의 비용과 3개월이란 준비기간 등 장례식장 KS인증을 받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그 효과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많은 곳이 원할 때 인증 효과가 나타나는데 정부의 장례식장 KS인증제는 오히려 인증 신청을 한 장례식장 수가 적다”면서 “장례식장 서비스를 향상하게 하고 불공정 거래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면 다른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장례식장 KS인증제를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는 장례식장 운영자들의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장례식장 KS인증제는 소비자에게는 좋은 제도이나, 공급자로서는 부담스러운 제도”라면서 “정부로부터의 혜택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장례식장은 혜택도 없는데 인증을 유지하기 위한 의무사항만 늘어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장례식장 운영자들의 마인드도 변해야 한다. 세금감면과 같은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장례식장 KS인증을 받는다는 것은 운영자의 서비스 마인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장례식장 KS인증제 담당자는 인증을 받은 장례식장의 반응과 인증 후 변화 정도를 묻는 물음에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인증 후 반응과 효과에 대한 조사는 해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인증 효과는 있을 것이다. 인증을 받기까지 3개월을 준비하는 동안 직원들의 노력이 필수적이고, 그 과정에서 서비스 마인드가 잡힌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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