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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vs 약사회 '갈등'…수면위 부상 '충돌'
[ 2011년 05월 11일 03시 05분 ]
보건의료계 양대 축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의 갈등 국면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에 대해선 가급적 공개적인 언급을 삼가했던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상대 직능이 예민해하는 정책사업을 공개적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공개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는 분위기다. 두 단체가 요구하는 정책이 양보를 기대하기 어려운 예민한 사안이어서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런 갈등 구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의협과 약사회는 최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미래위원회에 각각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허용과 성분명 처방 의무화 등을 공식 안건으로 제출했다.

유사의료행위 관리 및 의약분업 재평가(의협), 처방전 리필제와 비급여항목 포함한 진료비 확인제도 개선(약사회) 등 상대 단체를 자극할 만한 의제도 다수 포함했다.

최근 열린 의약분업 재평가 관련 국회 토론회는 양 단체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이 토론회에서 의협과 약사회는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했던 사안을 공론화하며 서로 비난했다.

"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는 의료사각지대, 일반의약품 판매 행태는 신기에 가까운 진단 기술", "약품비 비율은 의사 처방 증가와 리베이트라는 부정적 관행" 등 토론회 본질을 벗어난 비난성 발언이 이어졌다.

급기야 지정토론자인 복지부 이동욱 보건의료정책관은 "양 단체가 국민건강과 제대로 된 약의 사용을 도와주고자 어떻게 해왔는지 들어본 적이 없다. 안타깝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복지위 의원실 한 관계자는 "토론회가 감정싸움으로 흐르는 것 같다"며 "합리적인 대안보단 서로의 약점을 부각시키는 데 골몰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政 재정 절감 채찍, 입장 다른 양 단체

의협과 약사회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이유는 급증하는 국민의료비와 이를 규제하려는 정부 정책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지부가 최근 보건의료미래위원회에 보고한 '2010~2020년 국민의료비 중장기 가(假)추계'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0년 국민의료비는 25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급속히 진행되는 노령화와 신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진료비 증가 등으로 국민의료비는 GDP(국내총생산)의 11.2%에 육박하게 된다. 보건당국 입장에서는 국민의료비의 조기 통제가 절실한 상황.

더욱이 정부는 국민 편의성이라는 이유로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당초 반대 입장을 밝혔던 복지부도 예전과는 다른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이다.

현재 의협보단 약사회가 다급한 사안이 많다는 것이 보건의료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일반의약품 독점권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는 데다 의약분업 재평가는 약제비 절감이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의 재정 절감 채찍이 비교적 사회적 합의가 용이한 약사회 사안을 먼저 겨낭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복지위 한 의원실 관계자는 "약사회의 위기의식이 최고조에 달하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 도움을 요청하는 발걸음이 잦았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약사회 입장에선 치명적인 것이 많아 고민이 커 보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도 "일반약과 관련해 다급함을 표현했었다. 국민 편의성이라는 명분 때문인지 다른 의원실에서도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의협은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하면서도 현 상황을 유리한 구도로 이끌어가겠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의약분업 재평가 TFT를 구성해 국회 토론회를 관철하고 정부를 줄기차게 설득하고 있다. 국민 편의성과 함께 재정 절감이라는 아젠다를 집중 부각시켰다.

다른 목소리를 내왔던 대한병원협회가 이 사안에 대해선 힘을 실얼주는 분위기여서 구도가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작지 않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

'조용한 찬성' 기조를 유지했던 일반약 슈퍼판매는 공개적인 지지 입장으로 선회한 듯하다. 의협은 내부적으로 일반약은 국민 편의성을 위해 필요하지만,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기 위해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해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약사회는 '진찰료 인하' 카드를 들고 나왔다. 약사회는 지난 4월 29일 복지부에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선 진찰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약사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1조5000억원이던 병의원 요양급여비는 작년 2010년 28조9000억원으로 약 250% 증가했다.

의협이 건보 재정 악화의 주범으로 조제료를 지목한 것을 반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보건의료계의 전반적 시각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약사회의 현재 모습이 마치 11년 전에 의약분업으로 소용돌이가 몰아친 의협과 흡사하다"며 "양 단체가 추구하는 이익이 상충되다 보니 이런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가 꼭 유리한 국면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정부가 장기적으로 총액계약제 등의 정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상황은 언제든 뒤바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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