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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협 경만호 회장 인사(人事)와 측근정치
[ 2011년 05월 10일 21시 00분 ]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인선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의료계 지도자 그룹에서 나온 평가여서 인사 책임자인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번 집행부 인사는 임기 1년을 남긴 경만호 회장이 준비한 회심의 카드였다. 와인 등 연이은 논란을 불식시키고 일하는 집행부를 구성해 회원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절박함을 담았다.

무엇보다 새로운 얼굴, 실무형 이사진을 꾸려 현재 추진 중인 정책을 성공적으로 마치겠다는 욕심이 컸다. 경 회장은 인사 발표 전날까지 회의를 거듭하며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상당수 임원이 협회를 떠났다. 경 회장은 이중 일부를 만나 인사 방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한다. 의협이 발표한 집행부 인선은 중폭 규모로 예상보다 범위가 넓었다.

결론적으로 경 회장의 인사 정책을 우호적으로 보는 시각은 극히 드문 것 같다. 더 정확한 표현을 빌리자면 차갑다는 표현을 넘어 싸늘하기까지 하다. 이번 인사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측근정치 또는 소통부재'라는 용어로 귀결된다.

전·현직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라는 혹평이 의료계에서도 재현된 셈이다. 경 회장이 이런 비판을 면키 어려운 것은 인사 정책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부회장이 2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교수 출신인 이윤성, 장성구 전 부회장은 경만호 회장의 인사 발표 직후 "측근정치, 잘못된 방향으로 꼬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전 부회장은 의학회 몫으로 집행부의 일원이 됐고, 장 전 부회장은 경 회장이 동대문구의사회장으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왔다.

부회장은 직역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의료계 종주단체를 자임하는 의협은 갈수록 개원가 단체로 전락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인사는 경 회장의 정치적 입지뿐 아니라 의협의 위상과도 직결된다.

신임 이사진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듯하다. 집행부는 "열심히 일해 성과로 보답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읍소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인사는 전적으로 회장 고유권한이지만 내부적으로도 환영받지 못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당장 집행부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데 회원들 지지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인사권자가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읽어줄 측근을 기용하는 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공통으로 보여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경 회장이 얻은 실익은 크지 않다는 것이 의료계의 지배적인 정서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고 아프겠지만 실제 분위기가 그렇다.

경 회장 집행부에 대한 회원들의 질타는 따지고 보면 소통부재에서 출발한다. 회원이 무엇을 원하는 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심을 읽지 못한 대가가 크다는 것은 경만호 회장이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는 작년 연말 '회원과의 대화'를 진행하면서 마음고생을 했다. 그는 '마지막 회원과'의 대화가 진행된 광주에서 기자에게 "회원들의 마음을 절실히 느꼈다. 민심이 무섭다"고도 했다.

경만호 의협 집행부가 향후 1년간 어떤 성과로 보답할지 우려와 기대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지금 경 회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광주에서 느꼈던 교훈일 듯하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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